[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분당서울대병원은 성형외과 허찬영 교수팀이 가슴 성형수술 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작용인 '구형구축'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이 담긴 보형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유방암으로 가슴을 절제한 후 받는 유방 재건술은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구형구축을 꼽는다. 인공 가슴인 이물질 주변에 피막이 너무 많이 형성돼 딱딱하게 굳어 단단한 촉감이 들고 가슴 모양이 변하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비율은 9~11%로, 유방재건술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이러한 합병증을 겪고 있다.
이에 연구팀이 구형 구축이 발생하는 과정을 살펴본 결과, 유방 보형물이 삽입되면 혈액 중 혈소판이 활성화해 '형질전환생장인자-베타(TGF-베타)'라는 물질을 분비돼 염증 증상이 나타나는 보형물 주위에 단행구를 불러 모으는 역할을 했다.
백혈구의 일종인 단핵구가 염증 부위에서 대식세포로 분화해 다시 TGF-베타를 분비해 결국 염증 부위의 섬유화를 일으켜 합성된 콜라겐이 구형 구축을 만드는 것이다. 연구팀은 초기 혈소판에 TGF-베타를 억제시키는 것이 주효하다고 판단, 트라닐라스트라는 약물을 투여하면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어 PLGA 증합체를 사용한 보형물에 트라닐라스트를 주입할 경우 장기적으로 약물이 방출돼 구형 구축을 더 크게 억제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허 교수는 "추가적 약물 투입 없이 가슴 성형의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보형물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것"이라며 "까다롭게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거친 만큼 많이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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