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빌딩<3>높이의 경제학…아마드 압델라자크 삼성물산 부사장 인터뷰
-뉴욕·홍콩 등 세계서 경제성 확인
아마드 압델라자크 삼성물산 건설부분 빌딩사업부 초고층본부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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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초고층 빌딩 기술은 꾸준히 성장해 품질과 안전성, 공사기간, 견고함 등 이미 최고 수준에 올라선 상태다."아마드 압델라자크(Ahmad Abdelrazaqㆍ56) 삼성물산 건설부분 빌딩사업부 초고층본부장(부사장)은 초고층 빌딩 기술에 대해 이 같이 표현했다. 그는 "초고층 빌딩은 나날이 도시가 과밀해지는 상황에서 생활과 업무, 여가를 한 곳에서 즐기며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이상적인 형태"라면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도시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아마드 부사장은 국내ㆍ외 초고층 빌딩 현장에서 잔뼈가 굵다. 미국 출신인 그는 텍사스대학교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다.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인 미국의 SOM사를 거쳐 2003년 삼성물산으로 왔다. 삼성물산에서 건설부문 건축사업본부 구조기술 고문과 초고층팀장 등을 거치며 타워팰리스 3차를 비롯해 부르즈칼리파 등의 사업에 참여,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12년에는 걸프협력회의(GCC) 건설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마드 부사장은 초고층 빌딩의 장점으로 '경제성'을 꼽았다. 그는 "최근에도 뉴욕과 시카고, 싱가포르,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 초고층 건축물이 추진되고, 도시와 기업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경제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서 "도시과밀화로 초고층빌딩의 용도가 오피스에서 주거로 확대되는 등 제한된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초고층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기술적 문제가 아닌 경제, 사회적인 요인이 크다고 진단했다. 아마드 부사장은 "초고층 프로젝트는 재정적인 부분에서 경제적이어야하며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빠른 기간 내에 건설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기에 지속 가능하면서도 다용도이며 상징적인 디자인까지 갖춰야하는 것이 바로 초고층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세계 어떤 건설사도 디자인부터 건설까지 모든 분야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초고층 빌딩은 고난위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공 과정에서 중소형 빌딩보다 비용이 높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아마드 부사장은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과 장기적 안목의 협력을 구축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가 바로 삼성물산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고층 빌딩의 시공은 물론 건설관리(CM), 프리콘서비스, 디자인빌드 등 다양한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다양한 니즈(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면서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유기적으로 결합,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종합건설사 혼자만의 능력으로 최고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요구하는 초고층 빌딩을 건설해내기란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마드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서울대학교에서 초고층 빌딩 디자인과 구조 관련 강의를 했다. "나는 젊은이들과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즐긴다"면서 "구조 엔지니어링에서 건축 계획, 문제해결 방법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경험과 역량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적인 디자인과 건축기술을 요하는 대스팬구조(Long span Structure)를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보람있다"고 덧붙였다.
30여년간 엔지니어로 건설 현장을 누빈 아마드 부사장은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복잡하게 얽힌 건축적 난제에 대해서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내 임무"라면서 "내 인생 최고의 프로젝트는 아마 또 다음의 프로젝트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다음 프로젝트에 들떠 있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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