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파밍 극성에 손해보험사가 죽어나는 이유

금융사, 각종 전자금융사고·업무상 과실 대비 손보사에 가입
전자금융 보험 손해율 최고 200%까지 치솟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금융사들을 고객으로 둔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이 출렁이고 있다. 전자금융 사고가 급증하면서 전자금융거래 관련 보험의 손해율은 급증한 반면 대면채널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대부분 대출사고로 이를 보장해줄 의무가 없는 관련 보험은 정상 손해율을 유지하는 중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의 비대면채널거래 사고를 보장해주는 전자금융거래배상책임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하반기 최고 200%로 늘어났다. 이 보험은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의무보험으로 대부분의 금융사가 가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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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의 보험가입률이 높은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보험사의 전자금융거래배상책임보험 손해율은 통상 60∼70% 선을 기록한다. 하지만 지난해 첨단 피싱, 파밍 사기 피해액이 상반기에만 23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자금융 사기가 급증하면서 손해율이 130∼200%로 급격하게 늘었다. 보험사의 손해율이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하는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은 낮아진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전자금융거래보상책임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올해 보험 갱신을 거부당한 금융사도 있었다"며 "다행히 올해 들어 감소추세에 접어들었지만 은행권을 중심으로 첨단 파밍사고가 늘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건,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이어졌지만 금융사고를 종합적으로 보장해주는 금융기관종합보험의 손해율은 예년과 같은 60∼70% 선을 유지했다. 이는 금융기관종합보험에서 대출 사고와 같은 비지니스 리스크(Business Risk)는 담보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원배상ㆍ금융기관범죄종합ㆍ금융기관전문인 등으로 구성된 금융기관종합보험은 임원들의 업무상 실책, 직원의 횡령ㆍ도난 그리고 트레이딩 업무에서의 실책 등을 폭넓게 보장해준다. 이 보험은 1년 단위의 임의보험으로 금융사들은 연간 평균 10억원 내외의 보험료를 납부한다. 또 지급 보험금은 50억∼500억원으로 회사 규모에 따라 큰 폭으로 차이가 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자금융 사고는 어떤 형태든 보험사의 보장요건에 포함돼 보상이 어렵지 않다"면서 "하지만 대출사고를 보장해주는 보험은 없어 대부분 충당금 설정하기 때문에 은행에도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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