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26조원의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 인터넷·모바일 업계 '공룡' 텐센트는 카카오의 2대 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다. 텐센트의 게임사업부문인 텐센트게임스의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스 부사장은 카카오 사외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텐센트는 2012년 4월 720억원을 투자해 카카오 지분 13%(우선주 360만주)를 취득했다. 카카오가 같은 해 7월 게임 사업 진출을 앞두고 자금 사정이 어려워 시가총액 126조원에 달하는 텐센트에 손을 내민 것이다.
당시 텐센트는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고 결과적으로 이번에 대박을 터트렸다. 다음이 카카오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당 11만3429원의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 것을 감안하면 텐센트의 지분 가치는 4083억원에 이른다. 최초 투자액의 6배 가까운 금액이다.
텐센트는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에서 9.9%의 지분을 확보해 김범수 의장(39.8%)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웅 다음 대표(3.4%)보다도 지분이 높다. 다음은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스 부사장을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혀 통합 법인에서도 텐센트의 영향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텐센트의 입김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텐센트가 이사회 승인절차를 거칠 때 합병에 찬성해줬고, 주주와 이사회 멤버로서 적극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언급한 대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텐센트가 다음카카오의 출범과 향후 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텐센트의 역할이 다음카카오의 미래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자본 유입이나 글로벌 협업이 생태계 환경에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거대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 진출을 노리는 다음카카오가 인지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