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싸움 소셜커머스…소비자 신뢰도 급감

(왼쪽부터) 박은상 위메프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신현성 티몬 대표

(왼쪽부터) 박은상 위메프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신현성 티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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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 소셜커머스 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공정한 경쟁대신 상대방을 비방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펼치면서 성장은 커녕 소비자 신뢰도만 깎아먹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상에서 쿠팡(대표 김범석)과 비교광고를 펼친 위메프(대표 박은상)는 부정적인 방법으로 경쟁사업자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24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광고에서 위메프는 쿠팡을 ‘구빵’, ‘구팔’ 등으로 표현하고 심지어 광고모델이 쿠팡의 로고를 마구 짓밟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노골적인 비방광고에 업계의 시선은 싸늘했다. 그간 잠잠하던 상호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는 이유에서였다.

2010년 국내에 도입된 소셜커머스는 시장 초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소송까지 불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2월 위메프는 ‘사이버명예훼손’ 혐의로 티켓몬스터(대표 신현성)를 고소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허민 위메프 창업주에 대한 비방글을 티몬이 올렸다는 주장이었다. 앞선 해에는 티몬이 쿠팡을 고소했다. 쿠팡이 악성 파일을 유포해 포털사이트에서 ‘티켓몬스터’나 ‘티몬’을 검색하면 쿠팡 사이트로 연결되도록 설정했다고 티몬은 주장했다. 두 사건 모두 피고 측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업계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했다.

소셜커머스 주요 업체들의 상대방 헐뜯기는 결국 소비자 신뢰도 하락을 야기해 성장 적신호를 부른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1월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의 조사결과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에 대해 '싸지만 정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엠브레인트렌드는 "전반적으로 소셜커머스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적지는 않지만 '가격 우위'의 이점이 이런 불만 요소를 억누르고 있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이 장점으로 내세운 가격우위 측면도 최근 가품 어그부츠 판매 논란으로 믿을 만한 상황이 못되고 있다.

2010년 500억원 규모로 시장을 키운 업계는 지난해 4조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5조원까지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시장 규모보다 떨어진 신뢰도를 올리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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