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잡아라···엔씨소프트 여성향 게임 개발중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올해 사상 첫 1조3000억원 돌파가 기대되는 모바일 게임업계 '여심(女心) 바람'이 거세다. 과거 게임이 방과 후 PC방에 모여 '한판'하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지금은 젊은층과 여성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외연을 확대해가고 있다. 게임을 즐길 거리로 받아들이는 소비 심리가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맞물리면서 생긴 변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여성향' 모바일 게임 개발을 위한 경력직원을 채용한다는 모집 공고를 냈다. 모집 분야는 여성향 게임 일러스트레이터, 여성향 SNG(소셜네트워크게임) UI(사용자경험) 디자이너 등이다. 지난해 모바일 도약 원년을 선언한 엔씨소프트가 전력을 여성 게임에 맞추고 신규 인력 충원에 나선 것이다. 기획 단계부터 여성 사용자를 겨냥한 그래픽과 콘텐츠 설계 등에 주력했다.
'여심'잡아라···엔씨소프트 여성향 게임 개발중 원본보기 아이콘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온라인 게임 시대에 학생과 남성 사용자가 주를 이뤘다면 캐주얼 장르 모바일 게임 증가로 여성 사용자가 빠르게 확보되면서 여성층 공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게임이 늘고 있다. 파티게임즈는 이달 초 출시되는 '아이러브파스타'로 여심 홀리기에 나섰다. 카카오톡 1세대 히트작 '아이러브커피'의 후속작인 이 게임은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파스타를 게임 소재로 선택했다. 이대형 파티게임즈 대표는 "파스타로 여심 공략에 나설 것"이라며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니스' '테라스' '낮과 밤의 변화' 등의 배경으로 여성적 감성을 살리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넥슨 모바일 자회사 네온스튜디오도 올해 '구운몽'으로 여성 공략을 선언했다. 구운몽은 앤애 어드벤처 게임으로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UI(사용자 경험)을 살렸다. 단순히 마케팅의 일환으로 '여성향'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여성 개발자를 영입하고 여성 캐릭터를 도입하는 등 여성을 타깃으로 한 게임성이 돋보인다. 공나연 네온스튜디오 개발팀장은 "여성들의 로망이나 바람을 담은 모바일 게임이 바로 구운몽"이라며 "슬플 때 위로가 되고 즐거울 때 더 행복하게 해주는 여성을 위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성 사용자들의 빠른 유입은 업계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달 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3위권에 이름을 올린 모바일 게임 가운데 2개의 게임이 여성 사용자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 통계 서비스 앱랭커에 따르면 최고 매출 순위 1위와 3위에 오른 애니팡2와 캔디크러쉬사가에서 여성 사용자 비율이 각각 59%, 63%다. 게임에 대한 경험이 없던 이들은 팡류, 시뮬레이션 등 캐주얼 장르의 게임을 선호한다. 업계는 특히 여성 사용자 중에서 1970년대 태어난 세대가 모바일 게임 대중화를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로 치면 30대가 중심이다. 최고매출 순위 1위 게임 애니팡2에서 연령비 구성을 보면, 30대가 32%로 가장 높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여성이 남성을 넘어서는 주요 고객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그 중 경제력이 있는 30대 직장인 여성들의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