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웹 소설이 종이책으로 출간, 성공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이에 출판계가 고무된 표정이다. 웹 상에서 화제를 모았던 장르 소설이 출판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실례로 장르소설 '이매망량애정사(전 2권)'은 온라인 서점 '인터파크'에서 26일 출간 전 ,150여권이 사전 예약 판매됐다. 출판 불황에 눈여겨 볼 만한 실적이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신인 작가의 작품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매망량애정사'는 제1회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천방지축 도깨비 망량과 여자 이연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네이버 웹 소설 연재 기간 동안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누적 조회수 6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현재 웹 연재는 종료된 상태다.
웹 소설 화제작이 곧 종이책으로 이어진다는 성공방정식이 마련될 경우 출판 트렌드의 하나로 정착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간 웹 소설 연재 후 종이책 출간에 성공한 예로 작년 8월 종이책으로 출간된 '북촌 꽃선비의 연인들(전2권)' '광해의 연인', '당신을 주문합니다' '늑대 인간의 신부' 등을 꼽을 수 있다. 종이책 '북촌 꽃선비의 연인들'은 인터파크에서만 출간 후 누적 판매량 800여권을 기록하고 있다.
웹 연재 플랫폼을 제공하는 곳도 늘었다. 네이버에 이어 인터파크 도서도 작년 하반기 도서 전문 사이트 ‘북DB(bookdb.co.kr)’를 열고 ‘웹소설’ 카테고리에 ‘나도 작가!’ 코너를 마련, 누구나 연재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예스24, 교보문고 등에서도 온라인 연재 코너를 마련했다. 이어 다각적인 마케팅 활동도 눈에 띤다. 인터파크 도서는 오는 3월 초 웹소설 화제작 '뱀파이어의 꽃(2권)' 출간을 앞두고 있다. 현재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이다. 또한 예약 구매 고객 중 100명을 추첨해 적립금 1000원을 증정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성원 인터파크 문학인문팀장은 "웹에서 연재된 작품이 종이책으로 플랫폼을 이동한 후에도 여전히 매력을 잃지 않고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성인 월 평균 독서량이 한 권도 채 되지 않는 실태 속에서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출판 시장에 재미를 검증 받은 장르 소설의 출간이 독서 습관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례들은 전자책과 종이책이 서로 상생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출판업계는 전자책의 성장이 종이책 시장을 붕괴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웹 소설이 수요를 자극하고, 종이책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출판계도 웹소설-종이책 경로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드라마, 스크린의 영향이 더욱 거세진 상황에서 웹 소설 발굴 노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출판계 관계자는 "문화 영상 콘텐츠 시대의 멀티 소비적 경향이 책을 드라마와 스크린에 종속시키고 있다"며 "여기에 전자책과 종이책의 상승 동반은 출판 마케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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