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40여명도 순차적 사직 예정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파산 위기에 몰린 한맥투자증권이 전체 임직원 중 75%가량을 권고사직 처리했다. 나머지 직원들도 순차적으로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한맥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13일자로 직원 120명을 권고사직 처리했다"며 "남아있는 직원 40여명도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맥투자증권 임직원은 정규직원 45명, 계약직원 100명 등 총 157명이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때 주문실수를 일으켜 460억원가량 손실을 입게 됐다. 9월 말 기준 이 회사의 자본금은 268억원, 자기자본은 198억원에 불과해 파산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한맥투자증권이 주문실수 하루 만에 대규모 권고사직에 돌입한 건 임직원에게 지급할 퇴직금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맥투자증권 대신 결제금액을 대납한 한국거래소가 구상권을 청구하고, 최악의 경우 압류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리 직원들을 해고시켜 퇴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한맥투자증권 직원들도 주문실수 발생 후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선(先)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맥투자증권 관계자는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니 직원을 줄이는 건 당연한 순번 아니겠느냐. 120명 중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나머지 직원들도 이직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서는 김범상 한맥투자증권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한맥투자증권 부사장에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예기치 않은 사고로 5개월 만에 회사의 명운을 책임지게 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13일 거래소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김 대표가 선처를 간절히 호소했다. 이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권고사직도 김 대표로선 임직원에게 최선을 다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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