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3명 중 1명, 음식물 삼키는데 어려움 겪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3명 가운데 1명은 컵에 담긴 물을 잘 삼키지 못하거나 음식물을 먹으면 기도로 잘못 들어가는 '삼킴장애'를 겪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9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백남종 재활의학과 교수팀이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노인 4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3.7%에서 삼킴장애를 겪고 있었다. 주요 증상으로는 '삼킴 후 목소리 변화'(20.5%), '컵에 담긴 물을 잘 삼키지 못하는 것'(18.1%), '입술을 닫지 못하는 증상'(2.2%), '혀의 움직임 저하'(1.7%), '사래 반응'(0.5%) 등이 나왔다.

성별로는 남성의 유병률이 39.5%로 여성(28.4%)에 비해 11.1%포인트 높았다. 또 남성(3.6배)은 뇌졸중 병력(2.7배)이 있거나 우울증이 있을 때(3배) 보다 삼킴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았다.

치매 전 단계로 실행능력이 저하된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노인의 경우, 삼킴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3.8배 증가했다. 특히 남성 경도인지장애환자는 위험도가 5.8배까지 높아졌다.백남종 교수는 "이제까지 삼킴장애에 관한 여러 연구들에서도 젊은 연령대에서는 성별차이가 없지만, 노인층에서는 성별차이가 있었다"며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나이에 따른 절대근력의 감소폭이 더 크고 뇌의 구조적, 기능적 측면에서도 성별차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킴 장애는 구강단계, 인두단계, 식도단계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식사 도중 혹은 식사 후에 사래가 들리거나, 음식물을 삼킨 후 목에 잔류감이 남는 등 이물감 증상이 지속되면 삼킴장애를 의심해본다. 특히 뇌졸중 등 뇌손상 환자나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 또는 신경질환 등을 앓고 있는 경우 흔히 나타난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 특별한 질병이 없어도 혀 근육을 포함한 모든 근육의 힘이 감소하기 때문에 삼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삼킴의 지연, 침 흘림, 음식물이 코로 역류되는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백 교수는 "노인의 삼킴장애는 방치할 경우 영양실조, 폐렴, 탈수 등을 가져와 전신 건강상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노년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며 "삼킴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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