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내년부터 주가 25~50% 폭락할 수도"

"출구전략 지연으로 글로벌 경제 균형 회복도 늦춰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글로벌 주식시장 거품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노무라 증권이 내년 2분기부터 글로벌 주식시장 폭락이 시작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노무라 증권은 중앙은행이 부양조치 회수를 늦추면서 글로벌 경제 균형 회복(리밸런싱)이 늦춰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무라 증권의 밥 잔주아 투자전략가는 "내년 2분기부터 2015년까지 글로벌 주식시장이 25~50%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잔주아는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주식시장을 절망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잔주아는 끔찍한 세계 경제성장률과 경제 여건, 이례적이고 위험해 보이는 중앙은행의 부양 조치, 과도한 부채, 자본의 잘못된 배분, 실물 경제(real economy)에 돌아가야 할 혜택을 대가로 한 금융자산 투기 행위 등 주식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주된 요인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잔주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이런 위협요인들을 무시한 채 좋은 뉴스에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재에만 반응하는 이유가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부양 조치 때문이며 따라서 현재 주가는 거품이라는 주장이다.

잔주아는 주가 거품 붕괴를 유발할 수 있는 주된 요인은 크게 지연된 글로벌 경제 리밸런싱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늦추면서 그만큼 글로벌 경제 리밸런싱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컨대 잔주아는 중앙은행의 부양 조치로 글로벌 경제 균형이 훼손됐으며 이를 회복하려는 과정에서 주가 폭락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잔주아는 향후 5년의 기간은 실물 경제에 대한 균형을 회복하고 상위 10%를 대가로 한 하위 90%를 위한 기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 방향 변경이 금융시장과 투기꾼들에게는 행복하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WSJ은 FRB가 소비자들이 부유해졌다고 느끼면 더 많은 소비를 하고 결국 경제 전반이 좋아진다는 부의 효과를 믿고 있으며 이 때문에 FRB가 그동안 매우 공격적인 부양 조치를 취해왔다고 분석했다. 또 아직은 경기 회복을 위협할 정도로 거품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그 때문에 여전히 공격적인 부양 조치를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거품 문제와 관련해서는 FRB 인사들 사이에서도 논란을 낳고 있다며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최근 발언 내용을 전했다.

불라드 총재는 지난 4일 "거품 문제는 FRB 관계자들에게도 과제로 남아있다"며 "시장 가격이 경제 여건 이상으로 과도한 것인가에 대해 FRB가 훌륭한 답변을 내놓았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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