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시원한 청량음료와 아이스크림에 저절로 손이 가는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청량음료는 잠깐 더위를 쫓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우리 몸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충치와 비만, 골다공증, 통풍 등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도 다양하다.
▲청량음료 과도하게 마시면 비만·퉁풍 발생 위험= 청량음료 한 캔(250㎖)에는 약 20~32.5g의 당분이 들어있다. 이는 초·중학생의 1일 권장 당분 섭취량(20g)을 초과하는 양이다. 전문가들은 매일 한 캔씩 청량음료를 마신다면 1년에 5㎏의 체중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미영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청량음료에는 흡수한 당을 에너지화 하는데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없어 오히려 우리 몸 안에 있는 비타민을 빼앗는다"며 "결과적으로 쉽게 피로를 느끼고 입맛도 떨어지는 반면 에너지화 되고 남은 등은 지방으로 전환돼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과당의 섭취량이 많으면 통풍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 2008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연구에 따르면, 청량음료를 많이 섭취하는 남성에서 통풍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량음료와 청량음료에 다량 포함돼 있는 과당의 섭취와 통풍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청량음료와 과당의 섭취가 가장 많은 군에서 통풍 발생이 가장 많았다는 것.
▲우리 몸 칼슘 빼앗는 청량음료= 청량음료를 많이 마시는 청소년은 성인이 돼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청소년기는 뼈가 성장해 최대 골밀도에 이르는 중요한 시기인데, 이 때 충분한 골량에 도달하지 못하면 골다공즈의 위험이 커진다. 청량음료 속에 들어 있는 인산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소변으로 칼슘 배설을 촉진해 칼슘 부족상태가 된다.
또 대부분 산성을 나타내는 청량음료에 치아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치아의 에나멜층(법랑질)이 부식된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콜라, 사이다를 비롯해 당근 주스, 식혜 음료, 스포츠 음료 등의 산성도를 조사한 결과, 식혜음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료가 pH 5.5 이하의 산성 음료로 나왔다. 특히 콜라와 사이다, 스포츠 음료는 pH 2.5~3.4로 강한 산성을 띠어 치아의 가장 바깥 부분인 에나멜층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컸다. 청량음료에는 여러 종류의 단순당도 들어 있는데, 이는 충치의 원인 중 하나다. 김미영 교수는 "자연 상태의 당류는 침이나 물로 비교적 잘 씻겨나가는 편이나 문제는 가공식품"이라면서 "가공 단순당은 입자가 작아 더욱 오랫동안 치아 표면에 머물러 있어 충치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갈증해소 외엔 백해무익…몸에는 '물'이 최고= 비만과 통풍, 충치를 예방하려면 음료수는 가능한 무가당을 마시는 것이 좋다. 갈증이 날 때는 되도록 물을 마시고, 음료를 마신 뒤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 양치질을 할 상황이 안 되면 가볍게 입안을 물로 헹군다. 특히 어릴 때부터 콜라 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한다.
김 교수는 "흔히 건강을 위해 홍삼 드링크나 비타민 음료를 마시는데 분명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지만 카페인이나 당분, 색소 등 몸에 좋지 않은 성분들도 있다"면서 "이해득실을 따지면 오히려 손해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 여름 갈증해소를 위해서는 차가운 생수나 집에서 끓인 보리차가 가장 좋다"면서 "수박이나 참외 등 수분이 많은 과일도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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