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정부가 세계 정보기술(IT)의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우리나라의 선진 기술 알리기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문화 한류(K-팝)에 이어 기술 한류(K-테크) 붐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와 코트라는 12~13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정보기술(IT)과 상품을 알리고 투자 및 인재를 유치하는 'K-테크@실리콘밸리' 투자·수출 상담회를 열었다.국내외 270개사에서 총 600여명이 참가해 산타클라라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샌프란총영사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전자부품연구원(KETI)·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등의 협조를 받아 대규모로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IT융합 관련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90여개 기업 및 연구기관이 참여했며 미국에서는 주정부·연구기관·기업·벤처투자가 등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세계 IT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의 IT융합 정책의 성과를 알리는 동시에 기술·인력·자본 교류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수출 상담회에는 전문가 심사와 현지 시장성 평가를 통과한 최종 35개사가 참가했다. 원격지원 솔루션 분야 아시아 1위 업체인 알서포트를 비롯해 데이터베이스(DB) 분야 국내 1위 알티베이스, 잉카인터넷 등 최고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코트라가 초청한 버라이즌·MS·시스코·오라클·인텔·TI 등 100여개 글로벌 구매업체(바이어)와 상담을 벌였다.
이번 K-테크 행사는 수출상담회뿐만 아니라 콘퍼런스·스타트업 투자설명회(IR)·기술로드쇼·채용박람회가 연계된 국가적 사업이다. 참가 기업들은 현지 바이어와의 상담 뿐 아니라 한미 양국 IT융합 분야 저명인사로부터 첨단 정보를 얻고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는 기회를 가졌다.김병권 코트라 전략마케팅본부장은 "이번 사업은 문화 한류에 이은 기술 한류 확산이라는 콘셉트로 한미 기술·투자 협력의 전환점를 구축하고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는 한국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리서치업체 가트너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IT시장은 올해 1조1억달러에서 연평균 4%대의 성장을 지속해 2016년 1조2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분야별로는 소프트웨어(SW)가 하드웨어(HW)를 견인하며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소프트웨어 세계시장은 MS·애플·오라클·IBM·페이스북·구글 등 미국 기업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세계 100대 IT서비스 기업에 미국 업체가 45개로 가장 많고 이어 일본 17개, 프랑스·영국·인도 6개, 독일 5개 등이다. 한국 업체는 3개에 불과하다.
한국 SW기업의 수출액은 2007년 7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3억2000만달러로 성장했다. 하지만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한국 무역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지경부와 코트라가 이번 행사를 통해 북미 지역 IT 수출시장 개척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김재홍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무역 1조달러의 힘이 IT산업이었다면 무역 2조달러는 IT융합을 통해 달성할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의 자본과 기술이 접목 가능한 IT융합 수요를 발굴하고 기술 협력 및 인재·투자 유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K-테크@실리콘밸리'를 국가 행사로 연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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