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야당의 줄기찬 요구에 꿈쩍도 않던 새누리당이 6일 추가경정예산(추경)카드를 들고 나왔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8일 오전 국회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이날 발표되는 세제개편을 비롯한 경제현안을 논의한다. 당정은 이 자리에서 추경에 대한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새누리당은 현재 경기활성화를 위해 5조~6조원 규모의 미니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원은 지난해 세계(歲計)잉여금에서 약 1조5000억원을 충당하고 올해 세수증가분 1조~2조원을 더해 3조원 안팎을 우선 마련하고 추가예산을 확보하면 된다는 구상이다.
추경 편성과 관련, 새누리당은 그동안 신중론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하우스 푸어, 워킹 푸어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고 신용불량자 예방, 재정지출과 세제, 금융규제 완화 등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추경 편성 가능성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적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섬에 따라 정치권의 추경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간 추경을 계속요구해온 민주당의 반발과 정치권의 추경요구에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의 반대도 예상된다.민주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지난 2일 고위정책회의에서 "경제가 파탄 지경인데도 책임져야 할 정부와 여당이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 있고, 도대체 염불에는 관심이 없다"며 "이해찬 대표가 여야정 정책협의체와 추경편성을 수차례 제안했지만 야당이 제안했다는 이유로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대정부질문에서 추경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 상황이 추경의 법적 요건인 경기침체와 대량실업에 해당하느냐를 놓고 냉정히 판단했을 때 두 요건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