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기업공개(IPO)시장이 꽁꽁 얼면서 주관사를 맡았던 증권사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흥행에 실패해 실권주를 떠안게 될 경우 IPO 성공시 받는 보수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J렌터카는 최근 공모가 쇼크에 이어 공모주 청약까지 미달되면서 주관사들이 대규모로 실권주를 떠안게 됐다. 증시 부진에 IPO 시장도 활기를 잃으면서 공모주 청약 수요가 적극 나타나지 않은 까닭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기업을 상장시켰을 때 증권사가 받는 보수는 대략 3억~5억원선이다. 이 역시 상장을 완료한 후 받는 성공보수이기 때문에 상장이 지연되거나 어긋나면 받지 못한다. 이번 AJ렌터카의 경우 대량 실권주 발생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부담하게 될 비용만 성공보수를 훨씬 웃도는 셈이다.
물론 상장 후 주식을 장내에서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공모가 쇼크에 대량 실권주까지 발생한 공모주들이 상장 후 좋은 성적표를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아 공모가를 하회한 가격에 주식을 팔게 될 경우 증권사들이 손해 볼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심하면 한해 장사를 말아먹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상장을 준비하다가 철회할 경우에는 더욱 더 주관사들이 뼈아픈 눈물을 흘리게 된다. 올해 상장을 철회한 두 기업 중 특히 패스트퓨처브랜즈(FFB)는 호주기업인만큼 상장을 위해 들인 공이 컸다. 그러나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 주관사는 본전도 못 건지게 됐다. FFB의 흥행을 위해 주관사인 한투증권은 애널리스트 대상 현지 기업탐방까지 실시했지만 결국 성공보수를 받지 못해 밑 빠진 독에 물 부은 격이 됐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최근 증시 악화로 IPO 시장 역시 냉각되긴 했지만 한두 종목만 성공하면 분위기가 금세 반전될 수 있다며 희망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