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약혼녀 집에서 예비장인과 술을 마신뒤 후 돌연사한 30대 검사의 사인에 대해 법원이 '과로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6부(함상훈 부장판사)는 약혼녀 집에서 음주 후 잠자다 사망한 정모씨의 부친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유족 보상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과로나 스트레스보다 과도한 음주가 사망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해석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수원지검에서 강력부 검사로 근무했던 정씨는 2010년 12월 예비 신부 집에서 예비장인과 알콜 40도의 700ml 양주 1병과 1000ml 양주 반 병을 마신 뒤 잠자리에 들었다. 술에 취해 잠이 든 정씨는 잠든 상태에서 한차례 구토를 했고 새벽 2시20분께 여자친구가 상태를 확인했으나 이미 숨졌다.
재판부는 "망인이 사망 당시 건강했고 나이가 30대초반으로 강력부에 배치된 후 사망까지 약 10개월의 기간은 업무에 적응하기 충분한 기간으로 보인다"며 "업무상 과로가 돌연사를 초래할 정도로 과중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사망하기 전 수일간 야근한 점은 보이지 않고 당시 송년회 등으로 잦은 음주를 했다"며 "약혼녀의 집을 방문해 많은 양의 술을 마시고 쓰러져 잠이 든 점에 비춰 과로나 스트레스보다는 과도한 음주가 내인성 급사의 한 유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정씨의 부친은 정씨가 업무에 매진해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서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로 과로가 누적됐다고 주장해 유족보상금 부지급 처분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09년 4월 검사로 임관한 정씨는 2010년 2월 수원지검 강력부 검사로 부임해 폭력조직 조직원을 검거하고 도박판을 벌인 일당을 검거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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