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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세계 최초 5G, 아직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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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3일 23시는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5G를 상용화에 성공한 날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발 빠르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4G라 일컬어지는 LTE 기술과의 가장 큰 차별성은 속도의 비약적인 향상보다는 바로 저지연성(Low latency)이다. LTE의 지연시간(lag time)은 20㎳지만, 5G의 래그타임은 1㎳로 약 20배의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LTE 통신망을 가진 자율주행차가 위험을 감지 후 반응하는 시간이 약 20초가 걸렸다면 5G 기술 적용 시 1초 만에 반응이 가능한 차이다.


단순히 상상만 해도 꽤나 이용할 곳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필자의 5G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먼저 이통 3사들의 초기 5G 전국망 완성도가 아직 20%도 못 미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국망의 17.7%, KT는 18.9%, LG유플러스는 9.2% 정도의 망을 완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여서 지방에서는 2020년이 돼야 5G망을 이용할 수 있다. 이통사들은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고 주장하지만 4G 도입 때의 경쟁적인 상황과는 상반된다.

콘텐츠도 부족하다. 이통사들은 가상현실(VR) 기술 기반으로 게임, 영화, 공연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SK텔레콤은 여러 사람이 VR를 통해 가상현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했지만 아직까지 대중적인 반향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G 킬러콘텐츠 선점을 선포했지만 아직 체감할 정도의 '킬러콘텐츠'는 없다. KT 또한 스트리밍 기술을 앞세우며 콘텐츠 제공에 앞서가겠다고 했지만 최근 LTE 속도 저하 등 이슈를 일으키고 있다.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다기보다는 단순히 세계 최초의 타이틀에만 집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세계 최초 상용화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술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5G 관련 특허 수가 중국(화웨이ㆍZTE)이나 북유럽(노키아ㆍ에릭슨)에 비해 우리나라(삼성ㆍLG)가 적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분야별 기술 수준 정도에 대해서 한국은 이통 하드웨어 기술이 100을 만점으로 92.3으로 높았지만 네트워크 기술은 81.1로 미국(100), 유럽(89.9), 일본(86.3), 중국(85.2)에 비해서 떨어졌다.


5G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법과 제도도 갖춰져 있지 않다. 5G의 저지연성을 이용해 기술적으로 원격 수술이나 원격 조정이 가능해졌지만 제도는 미비한 상황이다. 미국의 휴스턴앤더슨병원 암센터의 의사가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환자를 원격 수술하다가 통신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병원과 통신사에 책임을 지우게 되면 원격의료 산업의 성장은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고 환자 본인이 책임질 경우는 이러한 서비스 확장성은 작아질 수밖에 있다.

5G 생태계에서는 융합산업을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각종 이익집단의 기득권 보호와 정부 부처별 돌려막기식 칸막이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이에 정부조직은 관료제 조직에 다양한 전문기술을 가진 비교적 이질적인 전문가들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집단을 구성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애드호크라시 (adhocracy)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다.


5G 기술이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자율자동차, 원격의료, 범죄예방, 스마트 공장, 스마트 팜, 스마트 보안, 무인 편의점 등이 제대로 뿌리 내릴 수 있게 해주는 화수분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정부, 이통사, 이용자, 콘텐츠 개발업체 등 5G 생태계에 관련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이상근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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