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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몰라봤구나, 안동 '사랑의 도시'였음을‥이리 멋졌구나 안동, 다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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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봄날, 안동 재발견 여정

애틋한 부부의 사랑이야기가 서린 월영교의 야경이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애틋한 부부의 사랑이야기가 서린 월영교의 야경이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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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대에서 내려다본 하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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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 류성룡 생가에 있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2세가 심은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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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파릇 물들어가는 낙동강변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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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에 활짝 핀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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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교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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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의 상징 임청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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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동 마애여래입상

이천동 마애여래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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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안동은 위엄이 서려있는 고장입니다. 안동땅에 들면 괜히 자신의 행동거지를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현대의 안동은 '한국의 정신문화 수도'를 자처합니다. 오백년 조선의 통치이념이자 지금껏 대한민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철학이던, 유교문화의 본향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대부 문화와 별신굿ㆍ탈춤 등이 상징하는 평민 문화가 공존하며 전통 문화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또한 독립운동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헌신해 독립 유공자로 포상된 경북 출신 2080명(2015년 3월1일 기준) 중 안동은 353명으로 월등히 많습니다. 최초의 항일 의병운동으로 꼽히는 1894년 갑오의병의 발상지 역시 안동입니다. 400여년 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서린 월영교의 밤은 황홀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뿐인가요. 제비원 석불이라 불리는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은 안동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석불이기도 합니다. 부용대에서 내려다 본 하회마을은 벚꽃궁궐이 따로 없고 도산서원의 봄꽃들도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헛제삿밥과 안동찜닭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죽음마저 가르지 못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서린 월영교

월영교(月映橋)로 먼저 간다. 안동댐 보조호수를 가로질러 2003년 완공된 월영교는 상아동과 성곡동을 잇는 인도교로 길이 387m, 너비 3.6m다. 준공 당시 한국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로 기록됐다. 다리 가운데에는 월영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월영교에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 1998년 고성 이씨 문중 이응태의 묘를 이장하던 중 관에서 '원이 엄마의 편지'가 여려 장 발견됐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1586년 남편이 병으로 숨지자 절절한 사부곡을 담은 글을 관 속에 넣었는데 400여년이 훨씬 지나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미투리 한 켤레와 복중 아기의 배냇저고리와 함께 발견됐다.

죽음마저 가르지 못한 원이 엄마와 아빠의 순애보는 전세계에 소개됐고, 다소 경직되고 위엄서린 선입견을 가졌던 안동은 순식간에 '사랑의 도시'로 변했다. 그 사랑을 기려 월영교의 모양도 미투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월영교는 날이 저문 뒤에 찾아야 제격이다. 말 그대로 달빛이 머무는 다리여서다. 다리 주변으로 야간경관조명도 해 뒀다.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지면 안동호반 일대가 빛으로 반짝인다. 특히 다리 건너 안동댐까지 이어지는 나들이길 가로등 불빛과 조명을 받은 객사의 풍경은 느낌이 색다르다. 새벽녘 물안개 핀 월영교의 모습도 운치 있다.


낮에 찾는다면 안동호반나들이길을 걸어보자. 월영교에서 법흥교까지 2080m에 이른다. 낙동강변으로 바싹 붙은 데크길은 강 위를 걷는 기분이 들 정도다. 법흥교 건너편에는 국보 16호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7층 전탑이 우뚝 서 있다.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독립운동의 상징 안동 임청각

월영교 인근에는 안동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는 곳이 있다. '나라를 되찾지 못하면 가문도 의미가 없다'며 아흔 아홉칸 저택을 팔고 만주로 독립운동을 떠난 이상룡 선생의 생가 '임청각'이다.


임청각(보물 제 182호)은 서로군정서의 최고 책임자로 해외 독립지사들을 단결시키는 데 한 몫한 이상룡이 살던 고택이다. 1515년에 지어진 고성이씨 종택으로 이상룡의 아들 이준형, 손자 이병화 등 독립운동가 9명이 태어난 뜻깊은 공간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민간가옥 중 가장 큰 규모의 양반가 주택으로 사당과 정자, 본채인 안채, 중채, 사랑채, 행랑채가 영남산과 낙동강의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이상룡 선생이 호연지기를 키웠던 군자정은 건물 둘레에 쪽마루를 돌려서 난간을 세웠고 출입은 두 군데에 마련된 돌층계를 이용하게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1907년 류인식, 김동삼, 이상룡 등이 힘을 모아 설립한 협동학교는 당시 애국 계몽 운동을 이끈 선비들의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유적이다. 1919년 3ㆍ1운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폐교된 협동학교 터 바로 아래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 있다.


한옥 형태를 띠는 기념관은 상설 전시관인 국내관과 국외관, 기획 전시실과 외부 공간으로 구성된다. 독립운동기념관이 자리한 내앞마을은 안동 의성김씨 종택(보물 제 450호) 등 한옥이 있는 고풍스런 마을로 산책 삼아 둘러봐도 좋다.


◇부용대에서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하회마을의 봄을 내려다보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년 넘게 대대로 살아온 씨족마을이다.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2005년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이 그대로 전승되고 있는 생활공간이라는 점이 인정돼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하늘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물줄기가 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다. 하회는 낙동강 물줄기가 마을을 휘감아 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마을을 감싼 낙동강변에는 벚꽃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초가집과 고택을 배경으로 늘어선 벚꽃이 운치를 더한다. 봄꽃이 가득한 고샅길을 걷다보면 감나무가 자라는 담, 솟을대문 안쪽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 초가집 뒤뜰의 풋풋한 채소밭 등 마을의 속내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조선시대 초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하회마을에는 동서 방향으로 큰 길이 있다. 이 길을 경계로 위쪽을 북촌, 아래쪽을 남촌으로 나눈다. 북촌에는 풍산 류씨의 종택인 양진당(보물 제306호)이, 남촌에는 서애의 종택인 충효당(보물 제414호)이 있다.


하회마을을 한눈에 감상하려면 부용대를 꼭 올라야한다. 부용대는 하회마을의 서북쪽 강 건너 광덕리에 있는 절벽이다. 이곳에서 하회마을을 바라보면 낙동강 물이 하회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장관에 가슴이 탁 트인다. 부용대 아래에 옥연정사, 겸암정사, 화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옥연정사는 서애가 임진왜란 회고록인 '징비록'을 집필한 곳이다.


안동=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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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길=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을 나와 예천 방면 34번 국도를 타고가다 보면 오른쪽에 하회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월영교는 안동시내로 나와 안동댐 방향으로 가면 된다.

안동찜닭과 크림치즈빵

안동찜닭과 크림치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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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헛제삿밥, 찜닭, 간고등어, 건진국수, 맘모스제과 등 모두가 좋아하는 먹거리가 많다. 이중 헛제삿밥은 양반가에서 제례를 지내는 상차림 그대로 나눠 먹었던데서 유래했다. 안동호 인근에 헛제삿밥집들이 많다. 안동 구시장에 찜닭골목이 있다. TV출연 등으로 유명세를 치른 집은 기다림이 필수다. 맘모스제과의 크림치즈빵과 사과파이도 불티나게 팔린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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