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9일~5월12일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쇼케이스
김민경·쯔카구치 토모·백석현·윤혜진 연출이 각기 다른 색깔의 연극 4편 선보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립극단의 작품개발 프로젝트 '연출의 판-작업진행중'의 쇼케이스가 오는 19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진행된다.
쇼케이스를 통해 네 개 연극 작품이 매주 금~일 3일간 국립극단 소극장 '판' 무대에서 공연된다. 각 연극의 일요일 마지막 공연을 마친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 자리도 마련된다.
올해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노동'을 주제로 한다. 김민경 연출(극단 노마드)의 '메이데이(4월19~21일)', 쯔카구치 토모 연출(토모즈팩토리)의 '노동가: 역사와 실재, 혹은 그 하염없는 실천을 향하여(4월26~28일)', 백석현 연출(극단 창세)의 '제르미날(5월3~5일)', 윤혜진 연출(무아실업)의 '궁립공단_무아실업(5월10~12일)'이 차례대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첫 번째 주자인 김민경 연출은 연극 공연 동안 밧줄로 하나의 큰 배를 만들어 띄운다. 공연 내내 극장을 하나의 거대한 배로 만드는 노동이 이뤄지는 것. 이 과정을 통해 노동의 과정과 결과가 가시화되고, 결국 배우와 관객 모두 한 배를 탄 운명이 된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스템을 상징하는 배를 만들면서 어쩌면 타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묻을 계획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조선소 견학까지 다녀왔다.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본인 연출가 쯔카구치 토모는 이방인의 관점에서 본 한국의 노동운동과 노동가를 블랙 코미디로 풀어낸다. 그의 작품은 여섯 개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합창으로 구성된 연극적 음악 퍼포먼스다. 노동가를 부르는 합창단과 대립자와의 갈등을 통해 한국 노동운동의 한 측면을 그려낼 계획이다.
세 번째 무대를 꾸미는 연출가 백석현은 에밀 졸라의 문제작 '제르미날'을 현대 한국 사회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우리의 노동운동이 변모해 가는 모습을 보여 줄 예정이다. '제르미날'은 세계 최초로 노동자에 의해 구성된 프랑스 정부 '파리코뮌' 시기를 전후로 몽수 지역 탄광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마지막 윤혜진 연출은 연극뿐 아니라 음악, 다원예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왔다. 그는 이번 쇼케이스를 위해 회사를 설립한 뒤, 노동자를 채용하고, 노동을 수행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일련의 과정을 실험한다.
연출가 네 명은 지난 약 4개월간 노동을 주제로 강의와 토론을 진행하며 '연출의 판-작업진행중'을 준비해왔다. '연출의 판' 예술감독 윤한솔 연출이 노동이라는 주제를 선정하고 토론을 이끌었으며 두라마투르그로 연극평론가 이경미씨가 합류해 논의를 풍성하고 심도 있게 만들었다.
연출의 판은 국립극장이 소극장 '판'을 연출가 중심의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올해는 '작업진행중'과 '연출가전'이라는 두 개 사업으로 확대됐다. '작업진행중'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결과물보다 논의 과정 자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작업진행중이 지난해의 기존 프로젝트를 이은 것이고 '연출가전'은 연출가 한 명이 신작을 선보이는 새로운 기획이다. 극적 언어를 파괴하는 작품들을 선보여온 극연구소 마찰의 연출가 김철승씨가 올해 10월11일~11월3일 진행될 연출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작업진행중 쇼케이스는 모든 좌석 무료이며 반드시 사전 예매를 해야 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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