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원에 무제한" KT가 질렀다…이통사 5G 요금 경쟁 격화(종합)

KT , 月 8만원에 5G 데이터 무제한…해외로밍까지 무료

선택약정·가족결합할인 받으면 요금 4만원대까지 내려

S KT · LG유플러스 우량 고객 이탈 우려…5G 무제한 요금제 출시 불가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황준호 기자] KT 가 월 8만원에 5G 데이터, 음성,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깜짝 요금제를 내놓았다. 전세계 185개국에서 무료 로밍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시장 예상을 깨는 파격적인 요금제에 경쟁사들도 놀라는 눈치다. KT 가 꺼내든 '무제한 서비스'가 5G 상용화를 사흘 앞둔 이동통신 시장의 요금제 격전에 불을 붙인 모양새다.

KT 의 반란, 8만원에 5G 완전 무제한

KT 는 2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5G 요금제 '슬림'과 '슈퍼플랜 3종'을 발표했다. '슬림'은 월 5만5000원에 8기가바이트(GB)의 5G 데이터와 통화,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5G 데이터를 소진한 뒤에는 간단한 웹서핑과 카카오톡 등을 이용할 수준으로 속도가 제한된다.

주목할 것은 '슈퍼플랜 3종'이다.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해외 로밍까지 무료로 서비스하는 것이 특징이다. 베이직 요금제는 월 8만원(부가세 포함)에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LTE 무제한 요금제(데이터ON 프리미엄)보다 9000원 더 저렴하다. 해외 데이터 로밍도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슈퍼플랜 스페셜과 슈퍼플랜 프리미엄은 각각 월 10만원, 13만원에 5G 데이터 무제한 사용과 월 최대 8만8000원 상당의 멤버십 포인트, 단말 분실파손 보험 등을 지원한다. 프리미엄의 경우 해외 데이터 로밍 속도를 고화질 동영상이 가능한 수준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초고화질(UHD) 영상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콘텐츠가 늘어나면서,고객의 데이터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어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할인 혜택 받으면 최소 4만원까지 요금 낮춰

KT 는 선택약정(단말기 지원금 대신 받는 요금 할인)과 가족결합 할인을 동일하게 제공한다. 선택약정 할인을 받으면 베이직은 6만원, 스페셜은 7만5000원, 프리미엄은 9만7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2명 이상의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결합 할인까지 더할 경우 요금의 50%를 할인받아 베이직은 4만원, 스페셜은 5만원, 프리미엄은 6만5000원까지 낮아진다.

KT 관계자는 "2인 이상이면 가족결합이 가능해 5G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해 선택약정까지 더하면 가족 구성원 대부분이 5G를 반값에 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100만원을 훌쩍넘는 5G 스마트폰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매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현재 사용하는 갤럭시S10 5G 단말기를 2년 뒤 반납하고 갤럭시 신규 단말기로 기기변경할 경우 출고가의 최대 50%를 보상해준다. 단말기 할부 기간도 48개월로 늘렸다. 스마트폰을 매년 바꾸는 고객을 위한 슈퍼렌탈도 선보였다. 월 할부금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

경쟁사도 5G 무제한 요금제 내놓을 듯

KT 의 파격적인 요금제 발표에 당장 3일 5G 요금제를 발표할 예정인 SK텔레콤 과 이미 공개한 LG유플러스 도 요금 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두 회사 모두 5만5000원 요금제는 KT 와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고가 요금제는 차이가 크다.

SK텔레콤 은 12만5000원에 300GB, LG유플러스 는 9만5000원에 250GB의 5G 데이터를 제공한다. 5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없다. 주력 요금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7만5000원 요금제도 SK텔레콤 과 LG유플러스 모두 5G 데이터는 150GB를 제공하고 이후 속도를 제한해 KT 와는 차이가 있다.

SK텔레콤 과 LG유플러스 는 당분간 시장 반응을 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칫 상위 요금제 이용 가입자를 KT 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무시하기 어렵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발표전이지만 인가 받은 요금제에 5G 무제한 서비스는 없다"면서 "우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3사 5G 요금제가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KT 가 예상 외의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았다"면서 "내부에서 5G 무제한 관련 파급력 등을 논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