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레이지 큇(Rage Quit) - 패배를 인정하기 싫은 사람의 몽니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2003년 1월 12일 경기도 안산의 한 기원에서 만난 A씨(49)와 B씨(45) 1만 원을 걸고 내기바둑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실력이 아마추어 4급 정도로 서로 비슷했기에 이들의 승부는 얼핏 평범한 대국으로 보였으나 개국 중반에 접어들자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B씨는 “내가 아까 한 번 물러줬으니 이번에 나도 한 번 무르겠다”고 말했고, 이를 A씨가 계속 거부하자 이내 판이 엎어졌다. A씨의 이기심 때문에 어이없게 판이 깨졌다고 생각한 B씨는 이내 A씨를 붙잡고 따지기 시작했고 곧 주먹다짐으로 이어진 싸움은 A씨가 피투성이가 돼 쓰러지고 나서야 끝이 났다. 기원 사람들의 신고로 A씨는 바로 응급실에 이송됐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레이지큇(Rage Quit)은 게임이나 대결에서 자기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일방적으로 게임을 종료하고 도망치거나 상대를 비난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국내에서는 ‘분노의 종료’라는 말로 통용된다. 익명성이 전제되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빈번한 일로 이런 행동을 반복하는 사용자를 가리켜 ‘Rage Quitter’라고 조롱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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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 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이 2015년 5390명에서 2016년 5920명, 2017년엔 5986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 가타다 다마미는 저서 ‘왜 화를 멈출 수 없을까’에서 억압이 폭력으로 분출되기 전에 화내는 기술에 대해 조언한 바 있다. 그는 먼저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상대에게 정확히 알리고, 이 과정에서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며, 내 불만을 표출했다고 해서 꼭 결과가 내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음을 받아들일 것을 권고한다. 일상에서 문득 솟아오르는 분노를 두려워하지 말고, 아울러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는 포기의 습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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