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봄비가 그쳤지만 창문을 열기는 두렵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다양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과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공기를 정화시키는 벤치와 타워,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필터 등 전 세계가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에서 개발해 가동 중인 미세먼지 저감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독일에서는 '시티 트리(City Tree)’라는 공기정화 벤치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독일의 환경기술기업 ‘그린시티 솔루션’이 2017년 9월 선보인 이 공기정화 벤치는 뒤에 초록색 패널의 이끼가 설치된 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이끼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가스를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벤치 양쪽에 설치된 대쉬보드에는 오염센서가 장착돼 실시간으로 토양 습도, 온도, 주변 공기질 등을 측정해 공기가 얼마나 정화되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자동으로 물이 분사되며 24시간 멈추지 않고 작동하는데 벤치 2개당 하루 약 250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연간 240톤의 이산화탄소를 없애줍니다. 공기정화벤치 1개가 나무 275그루의 몫을 하는데 베를린, 파리, 암스테르담, 오슬로 등 유럽 20여개국 이상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는 '공기정화탑'을 세워 미세먼지를 줄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시의 단로세하르데 스튜디오 뒤편에 7m 높이의 ‘'스모그 프리 타워(Smog Free Tower)’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 공기정화탑은 야외에 설치된 공기청정기로 타워 인근 10m 정도 거리의 미세먼지를 45% 줄여준다고 합니다.
정전기로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를 빨아들인 후 미세먼지를 걸러서 아래로 배출하는데 시간당 3만㎥의 공기를 걸러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기술대학 연구팀은 타워에서 10m 떨어진 곳까지 미세먼지(PM10)는 45%, 초미세먼지(PM2.5)는 25%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바람이 많이 불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떨어진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파리와 중국 상하이에는 유럽과 중국 기술연구소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벌집 모양의 세라믹 필터를 활용한 공기정화시스템(세라믹필터)'이 설치돼 있습니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걸러내는 필터를 응용한 것인데 미세먼지가 벌집처럼 작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려있는 원통모양의 필터 안으로 들어가면 필터 벽에 달라붙어 깨끗한 공기만 필터 밖으로 나오는 원리입니다.
세라믹필터를 파리와 상하이에 설치한 후 '매우 나쁨(76㎍/㎥~)' 수준이었던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세계보건기구) 권고치인 10㎍/㎥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이 필터를 이용해 10m 높이의 공기정화설비를 설치할 경우, 매일 360만㎥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맞춰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미세먼지 발생량의 14% 이상을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이 상용화를 준비 중입니다. 지난 12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은 굴뚝에서 나오는 가스를 흡수탑으로 보내 액체와 만나 미세먼지를 포집하는 원리입니다. 미세먼지 배출을 막고 이산화탄소도 포집할 수 있는 기술로 화력발전소에만 적용해도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의 14.8%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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