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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조선은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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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20일.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성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드디어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스티브잡스가 1세대 아이폰을 공개한 지 정확히 12년 만이다. 세계 최초는 아니지만 사용할 만한 폴더블폰으로는 세계 최초다. 그로부터 5일 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WMC)에서 중국의 화웨이는 바깥으로 접는 방식의 폴더블폰을 선보였다. 아직 애플은 아무런 소식이 없다. 하지만 차세대 스마트폰 경쟁이 한국의 삼성, 미국의 애플, 그리고 중국의 화웨이 등이 되리란 것은 누구나 안다.


디지털 혁명의 시기에 한국, 미국, 중국이 얽힌 것은 이뿐만 아니다. 2011년 4월 애플은 삼성전자에 대해 디자인과 특허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다. 쉽게 말해 둥근 직사각형의 스마트폰 외관과 하단의 홈 버튼, 화면의 아이콘 배열 방식을 베꼈다는 것이다. 삼성은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썼다. 항소와 상고, 벌금을 주고받는 과정을 거쳤지만 이 세기의 소송은 삼성과 애플이 2017년 타협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이상하다. 대륙의 실수라는 중국의 샤오미가 2011년 8월 출시한 '미' 스마트폰. 이것은 아이폰과 너무나 흡사했지만 애플은 샤오미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역시 한국, 미국, 그리고 중국이다.

시선을 조금 돌리자. 2019년 2월28일. 미국과 북한은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하고 정상회담을 끝냈다. 확대회담에 배석한 존 볼턴의 노란 봉투에 담긴 플러스 알파가 문제라고 한다. 빅딜 범위에 북핵과 미사일이 포함된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거기에 왜 생화학무기가 포함되었을까? 작년 협상의 초기에 생화학무기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일본이 떠오른다. 한 국회의원도 결렬로 마감한 이번 회담의 배후에 일본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북한과 미국이 핵협상의 주역이라면 주연급 조연은 한국과 중국이다. 도대체 일본은 무엇인가?


다시 돌아오자. 2019년 3월.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집어삼켰다. 6일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원인은 무엇인가? 국내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에어비주얼' 사이트를 보면 중국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꼭 이것을 봐야 아는가? 하지만 중국은 마이동풍이다. 우리 생명이 걸린 이 문제를 어떻게 중국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까? 역시 중국이 문제다.


2018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349달러로서 세계에서 7번째로 30-50 클럽(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가입했다. 5000년 한반도의 역사 이래 이 정도면 살 만한 나라가 아닌가? 한국이 만약 남미나 동남아에 위치하고 있었다면 떵떵거리는 강대국으로 충분히 군림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에 휘둘리고, 중국의 눈치를 보고, 일본에 어이없어한다. 세계적 IT기업이 있으니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이 어색한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중국은 더 달아나려 할 것이고, 미국은 자꾸 막을 것이고, 일본은 그냥 딴죽을 걸 것이다.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조치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일본의 위안부 문제 역시 오리무중이다. 아, 미국의 '돈'타령도 있다.

'국익, 국격을 위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워가기 바란다.'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이 이임사는 한국이 처해있는 이 엄중한 상황에 대한 자기 성찰이다. 1945년 해방 뒤 우리 국민들 사이에는 '미국을 믿지 말고, 소련에 속지 마라. 일본은 일어서고 중국은 돌아온다'는 말이 유행했다. 그 마지막 말이 무엇인지 아는가?


조선은 조심하라.


김기홍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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