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에서 잠실역 사이의 지상구간을 지하로 옮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앞서 2015년 2호선 전 지상구간에 대한 지하화 검토 작업이 진행된 바 있지만 예산 등 사업성에서 변수가 많아 장기 과제로 미뤄진 상태였다. 하지만 지하철 지상 통과로 지역단절, 주변개발 지연 등이 계속되자 다시 논의에 나선 것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진구는 최근 2호선 한양대역~잠실역 지상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총 구간은 왕십리역과 잠실역 사이 순환선 9.02km와 용답역과 성수역 사이 지선 1.4km 등 총 10.42km다. 구간 외 선로 좌우측 공간 등을 모두 포함하면 역주변 반경 500m까지 구역이 늘어난다. 당초 이 사업은 서울시가 2015년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을 모두 지하화하겠다고 밝히며 시작됐다. 도심을 관통하는 2호선 지상 구간이 소음과 진동을 유발하고 철도 구조물로 인해 도시경관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1975년 2호선 구상 당시 기술력과 사업비 부족으로 고가철도 방식으로 선택한 지 40년 만에 꺼내든 구상이었다.
발목을 잡은 것은 사업성이다. 당초 사업지는 ▲한양대역~잠실역(8.02km) ▲신도림역~신림역(4.82km) ▲신답역~성수역(3.57km) ▲영등포구청역~합정역(2.5km) 등 13개역 18.9km 구간으로 예상 사업비만 4조원에 달했다. 여기에 2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해도 일부 시설은 지상부에 남을 수밖에 없는데다 60년의 지하철 내구 연도가 절반이나 남은 것도 이유가 됐다. 2016년 2호선 지상구간 지하화 사업에 대한 타당성 용역에서도 비용편익(B/C)이 낮다는 결론이 나온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광진구는 한양대역~잠실역 지상구간의 경우는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천이나 한강 상부에 위치한 다른 구역에 비해 지하화를 통해 상부 부지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내부적으로는 지하화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부지만 총 3만750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양대역이 지하로 옮겨질 경우 남게 될 상부 부지 4500㎡와 성수역 지선 분기점 고가철거 후 철도부지(3050㎡), 강변역 지상역사 철거지(8889㎡), 잠실나루 지상역사(8274㎡), 신천동 철도부지(1만2695㎡) 등으로 이중 한양대역 부지에 청년임대주택을 짓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기로 했다.
이미 시행된 2호선 지하화 타당성 결과를 다시 검토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2015년 이후 신설된 지하역사와의 연계방안이나 노선 주변 개발계획(지구단위계획ㆍ재정비촉진지구) 검토도 병행한다. 이밖에 지상 구조물을 인도교나 고가공원으로 바꾸는 계획도 논의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고밀도 개발로 지상부지에 대한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지만 이미 사업성이 낮다고 조사가 이뤄졌던 만큼 지하화를 통해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개발 이익을 뽑아낼 수 있는 새 계획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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