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필리핀에서 지난 한달 간 최소 70명이 홍역으로 숨지며 비상이 걸렸다. 대다수 사망자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이로 확인됐다. 과거 미국과 유럽을 뒤흔든 이른바 '백신 공포증'의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월 필리핀 내에서 접수된 홍역 신고건수는 430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수도 마닐라를 중심으로 한 메트로 마닐라(NCR) 지역에서도 홍역환자 발생이 잇따르고 있다. 1월에만 196건이 확인돼 전년 동기(20건) 대비 급증했다. 마닐라에서는 올 초 4세 이하 어린이 55명이 홍역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필리핀 보건당국은 루손, 비사야제도 지역에 적색경보를 내린 상태다.
특히 연초부터 홍역으로 인해 사망한 약 70명 가운데 79%는 예방접종을 맞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디언은 "필리핀의 홍역 발병은 유럽, 미국 등에서 발발한 '백신 공포증( vaccine fearmongering)' 사례를 뒤따른다"고 우려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어린이로 파악됐다.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인 홍역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1차 예방접종만으로도 95%의 예방 효과가 있다. 하지만 유니세프에 따르면 필리핀의 홍역 예방접종률은 55%로 오히려 전년 대비 15% 줄었다. 이는 예방접종에 대한 공포심 유발 등 기피현상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홍역, 풍진 등 3가지 종류의 백신을 한번에 접종하는 방식의 MMR 예방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문이 게재되며 논쟁이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논문은 2004년 연구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태국에서도 홍역 확진환자 4000여명이 발생하며 최소 22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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