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NC 김택진 등 벤처1세대와 차세대 모여 대화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서소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 달만에 청와대로 벤처기업인들을 불러들였다. 지난달 행사와 달리 소수의 인원만 불러들인 만큼 보다 깊은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7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혁신 벤처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등 7명의 기업인들을 청와대 인왕실로 초청했다. 포털과 게임, 스타트업, 바이오 등 젊은 목소리를 듣고 혁신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구글 따라잡기' 나선 이해진…新기술 발굴·투자 진두지휘=이해진 네이버 GIO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고심이다. 지난 2017년 3월 네이버 의장 직을 내려놓은 뒤 지난해 3월 임기가 끝난 등기이사도 연임하지 않고 GIO 직책만 유지중이다.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시장이다. 일본에서는 국민메신저로 등극한 '라인'을 기반으로 금융 플랫폼 구축을, 유럽에서는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이 검색포털에서 벗어나 AI,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과 같은 맥락이다. 아직까지 구글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지역에서 신기술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 2017년 6월에는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AI 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를 인수, 네이버랩스유럽의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도 동참했다. 같은 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해외 사업 시 데이터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리니지'신화 주역…유일하게 현장 누비는 벤처 1세대=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벤처 1세대 중 유일하게 현장에 남아있는 인물이다. 이해진 네이버 GIO,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정주 넥슨 의장 등 대부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김 대표는 현재까지 대표직을 유지하며 경영 전반은 물론 게임 개발까지 진두지휘 중이다.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힘을 쏟는 김 대표의 시선은 AI로 향하고 있다. 이미 대표 직속으로 AI센터와 자연어처리(NLP)센터를 운영 중이다. 단순히 게임에 적용을 넘어 AI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향후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AI 분야의 연구실 12곳과 협력해 연구 내용을 공유하는 한편 전문 인력도 적극 영입 중이다.
◆기업가치 3兆…스타트업 대표 유니콘 '배달의민족'=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차세대 대표 스타트업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난해 말 36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미 기업가치는 3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의장으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며 기획재정부의 혁신성장 옴부즈맨도 맡는 등 스타트업계의 목소리를 활발히 전달하고 있다. 각종 생활용품 판매를 시작으로 유통업계 공룡으로 자라난 아마존처럼 다양한 미래 먹거리를 고민 중이다. 가장 신경을 기울인 분야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이미 시제품을 개발하고 대학이나 연구소 등 한정된 지역에서 배달로봇을 시험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샌드박스도 신청한 상태다.
◆ 바이오업계 '맏형'…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바이오업계에서 유일하게 초청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국내 바이오 시장을 개척한 벤처 1세대로 업계에서 '맏형'으로 통한다.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서 회장은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장과 마크로젠 회장직을 병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한국바이오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마크로젠은 1997년 6월 서울대 의과대학 유전체의학연구소를 모태로 설립됐으며, 2000년 2월 한국 바이오 벤처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 2001년에는 국내 최초로 생쥐 복제에 성공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전 세계 153개국 1만8000여 연구기관 고객을 보유한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이다. 유전체 분석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 진단 서비스 분야와 개인유전체 분석 서비스 분야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날 서 회장은 바이오업계가 빅데이터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DTC(개인 의뢰 유전자분석) 등 다양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유전체 분석시장은 날로 커가고 있지만 국내는 규제에 막혀 성장이 더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마크로젠은 질병 예측 유전자 검사의 안전성 및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규제 적용을 배제받을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신청한 바 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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