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제성장률 2.7%, 2012년 2.3% 이후 6년 만에 최저치
정부소비 증가로 작년 4분기는 1.0% 깜짝 성장
정부, 예산 공세로 작년 4분기처럼 급한 불 끄겠다지만
수출 지표 떨어지며 효과 내는데 한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창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돈을 풀어 소비를 부양했지만 투자가 크게 위축되면서 성장률이 꺾였다.
반면 정부소비는 5.6% 늘어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일자리와 복지, 공공부문 투자 확대 등 재정지출을 늘린 것이 효과를 냈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8%로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출증가율은 4.0%로 2013년 4.3%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라 전자제품 수출이 크게 늘었다.
◆예산 풀어 급한 불 끈 정부…올해도 통할까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의 건강 보장성 보험 강화로 국민의 의료 서비스 지출이 늘어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으로 오락 문화 지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설비투자 부분이 4분기에 증가세로 바뀐 것은 정부투자 요인이 크지만 민간투자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든 것도 거들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도 재정을 투입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만 세출 예산의 70.3%인 281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상반기 배정 예산이 70%를 넘긴 것은 2013년(71.6%) 이후 6년 만이다.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예산 공세로 지난해 4분기처럼 급한 불은 끄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부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라도 위에서 목표한 대로 아래에서 예산을 상반기에 그대로 집행하는 게 쉽지 않다”며 “수출까지 이상 신호를 보이면서 올해 정부 예산이 효과를 내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하향세… 정부 내수 부양으론 한계”
경제 전문가들이 경제성장률의 최대 변수로 꼽는 건 수출 하향세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수출 실질성장률은 4.0%로 5년 만에 최고치(2013년 4.3%)를 기록했지만 이런 상향세는 지난해 일단락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수출 지표가 꺾이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낸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액(88억6000만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이달 1~20일 수출도 256억77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6% 줄었다. 품목별로 반도체가 28.8% 줄면서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수출 이상 신호가 들어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6~2.7%로 내다봤지만 ‘불확실성이 크다’라는 단서를 달아 놓은 상황.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정부가 나서서 내수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해도, 작년보다 수출 성장률이 1%포인트 빠지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2.5%를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경제도 먹구름 속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소화하는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6%로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 전쟁과 노 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확률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마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발표한 수치보다 0.2%포인트 낮은 3.5%로 수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수출 감소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오는 2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예상치는 2.7%였는데 하향 조정할 확률이 높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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