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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때문에 울상인 자영업자·전통시장…온라인몰은 즐거운 비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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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오후부터 찬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함에 따라 대기 확산이 원활해지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중노출) /문호남 기자 munonam@

수도권에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오후부터 찬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함에 따라 대기 확산이 원활해지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중노출)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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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14일 오후 5시 서울 중구의 한 재래시장. 생선가게 진열대 위에 놓여진 생선 위에 투명한 비닐이 덮어져 있었다. 이 곳에서 10년째 생선을 판매하는 노주광(51ㆍ가명)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꺼려하다 보니 손님들도 뚝 끊겼다"면서 "생선 위에 수북히 먼지가 쌓여있으면 더 안팔릴 것 같아 비닐을 덮어놨는데 나 같아도 외부에 진열된 건 안살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저녁 8시 서울 시내 유명 닭한마리 전문점은 평소와 달리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TV 방송을 통해 맛집으로 유명세를 탄 이 곳은 평소엔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손님이 몰렸었다. 하지만 이 날은 2~3개 테이블만 겨우 찼다. 그 중 한 테이블은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 가게 직원인 최운자(65ㆍ가명)씨는 "이달 들어 손님이 급격히 줄었는데 특히 오늘 유독 심하다"면서 "원래 봄철에만 황사와 미세먼지 영향을 받았는데 이제 겨울에도 이러니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독한 미세먼지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고 모바일ㆍ온라인 쇼핑이나 배달음식으로 눈을 돌리면서 전통시장 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은 지난 주말과 14일, 주요 전통시장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서울과 경기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2015년 관측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 사람들이 외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주말에 일부 고객이 전통시장을 찾기도 하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이들의 발길마저 끊어진 것이다.

가판 상점이나 노점상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소비자들이 미세먼지에 노출된 야채나 과일, 생선 등은 물론 노점상 음식들을 꺼리면서 매출이 뚝뚝 떨어졌다. '컵밥'으로 유명한 노량진 컵밥거리 일대도 자욱한 미세먼지 때문에 한산했다. 학생들은 미세먼지에 노출된 컵밥 대신 고시식당으로 발길을 돌렸고, 가격이 좀 더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지역 주부 커뮤니티에서도 '미세먼지가 무서워 시장 음식을 사먹기 힘들다'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주부 박연수(33ㆍ가명)씨는 "겨울에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 게 낙이었는데, 이제는 미세먼지가 묻어 있다고 생각하니 손도 못 대겠다"며 "아파트 안으로 두부 차가 들어왔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아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외식 자영업자들 사정도 비슷하다. 점심 시간 '반짝' 손님이 오는 것을 제외하면 하루 내내 직접 가게로 찾아와 음식을 시키는 손님은 거의 없을 정도. 배달 주문들이 늘어 꺾인 매출을 채우는 형국이지만 평소 전체 홀 손님 매출의 3분의1수준에 불과해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성훈(35ㆍ가명) 씨는 "어제(14일) 주말장사를 위해 가게 문을 열었지만 뿌연 날씨탓에 방문 손님이 거의 없어 매출이 60%나 떨어졌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생존이 흔들릴 정도"라고 울상지었다. 용산에서 작은 식료품가게를 운영중인 이지민(41ㆍ가명)씨도 "경기도 안 좋은데 미세먼지 때문에 그나마 있던 손님도 없어져 하루 종일 우울하게 자리에 앉아만 있다"고 읍소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울상인 자영업자·전통시장…온라인몰은 즐거운 비명(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온라인몰에서는 연일 미세먼지 마스크와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5일 온라인몰 지마켓에 따르면 14일 하루 동안 판매된 황사·독감 마스크 판매량은 전 주 동요일(1월 7일) 대비 1341% 증가했다. 전달(동요일)과 비교하면 600%, 전년도(동요일)와 비교하면 618% 증가한 수치다. 지난 주말(12~13일) 증가폭(205%)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증가한 수치다. 황사마스크 뿐만 아니라 일반마스크 판매량 역시 전 주 대비 192% 늘었다. 또 공기청정기 판매량도 전 주 동요일 대비 340% 증가했으며, 미세먼지로 인한 위생 우려가 높아지면서 손 세정제 판매량 역시 전 주 동요일 대비 68% 늘었다.

주문 후 배송까지 1~2일 걸리는 온라인몰 대신, 편의점으로 달려가 당장 쓸 미세먼지 마스크를 찾는 출근족, 주부들도 늘었다. CU에 따르면 14일 마스크 판매량은 전주 대비 588.1% 증가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던 11~14일 누적 판매량으로 따지면 200% 증가한 것이다. GS25의 14일 미세먼지 마스크 판매량도 전월 대비 738.2%나 증가, 12~14일 3일간의 누적 합계가 전월 동기 대비 615.2% 증가했다. GS25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해짐에 따라 마스크 재고를 확보함으로써 고객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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