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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초속 20m…초고속 엘리베이터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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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타워 내부의 모습. 요즘 초고층 건물은 로프가 없이 엘리베이터가 자기부상열차처럼 움직입니다. 자기부상열차가 지면과 수평으로 달리는 것이 아닌 수직으로 오르내린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엘리베이터 타워 내부의 모습. 요즘 초고층 건물은 로프가 없이 엘리베이터가 자기부상열차처럼 움직입니다. 자기부상열차가 지면과 수평으로 달리는 것이 아닌 수직으로 오르내린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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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요즘 좀 높다고 소문난 초고층 건물들은 보통 500m가 넘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는 123층, 555m입니다. 이런 초고층 건물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전기, 상하수 시설 등 수많은 조건들이 만족돼야 하겠지만 100층이 넘는 건물을 매일 수천명의 사람들이 오르내릴 수 있게 해주는 엘리베이터가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일 것입니다.

500m가 넘는 높이를 오르내리려면 속도도 빨라야 합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알려진 곳은 중국 광저우시의 'CTF 광저우 금융센터'의 엘리베이터입니다. 2017년 6월 일본의 엘리베이터 기업 히타치제작소가 설치한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최대 속도는 무려 1분당 1260m(초속 20m)입니다. 1층부터 95층까지 43초 만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대만 타이페이시의 '타이페이101' 빌딩의 엘리베이터였지요. 509m 101층 규모의 이 건물에는 일본 도시바가 시공한 분속 1010m(초속 16.85m)의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습니다. 5층부터 89층 전망대까지 37초 만에 주파해 2015년까지 세계 최고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중국 광저우시 'CTF 광저우 금융센터'의 모습(가운데 제일 높은 건물).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중국 광저우시 'CTF 광저우 금융센터'의 모습(가운데 제일 높은 건물).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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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완공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타워는 높이가 1㎞가 넘습니다. 일반 아파트에 설치된 중저속 엘리베이터의 속도는 분당 45~120m입니다. 이 속도로 1㎞를 오르려면 20분이나 걸립니다. 실제로는 길어야 2분 정도 걸리겠지요. 그 비결이 바로 '초고속 엘리베이터'에 있습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1분당 360m 이상의 속도를 내며 30층 이상의 고층건축물에 사용되는 엘리베이터입니다. 구조적으로는 일반 엘리베이터와 크게 차이가 없지만 속도제어 기술과 안전장치가 함께 설치돼 초고속으로 운행하면서도 승차감은 좋고 안전은 보장됩니다.

엘리베이터는 단순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매우 정교한 장치입니다. 엘리베이터 1대를 만드는데 3만~5만개의 부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는 기본적으로 승객이 타는 밀폐된 공간인 '카(car)'와 카를 오르내리게 하는 '로프', 이들을 건물에 고정하고 카를 끌어올리는 고정도르래인 '권상기(Winding machine)'으로 구성됩니다.

로프는 여러 겹의 강철을 꼬아 만든 강철로프와 탄소섬유로 만든 로프가 용도에 따라 구분해 사용됩니다. 로프는 기본적으로 최대 정원 무게의 10배를 견딜 수 있게 제작되고, 윤활유를 발라 마찰로 닳지 않도록 하며, 정기적으로 교체됩니다. 로프의 한쪽 끝에는 최대 정원의 40~50%에 달하는 무게의 균형추가 달려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갈 때 내려오고, 내려갈 때 올라와 전동기의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핵심은 권상기의 힘에 있습니다. 권상기는 대부분 영구자석을 이용하는데 자석의 힘이 강할수록 엘리베이터의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최근에는 자기력이 세고 힘이 오래가는 희토류 금속으로 영구자석을 만들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가 있는 'CTF 광저우 금융센터'에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권상기(Winding machine)'가 설치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가 있는 'CTF 광저우 금융센터'에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권상기(Winding machine)'가 설치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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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의 무게도 중요합니다. 권상기는 엘리베이터 카와 함께 로프도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로프가 가벼울수록 속도는 더 올라갑니다. 일반 아파트의 로프는 강철로프가 대부분이지만 3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은 탄소섬유로 만든 가벼운 로프가 사용됩니다. 탄소섬유 로프는 무게는 강철로프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입니다. 대신 가격이 비쌉니다.

대부분의 초고층 건물이 권상기로 로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지만 건물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로프를 감아 끌어올리기에는 속도에 한계가 있습니다. 건물 높이가 1㎞에 달하는 제다타워의 경우 로프 무게만 30t 정도라고 합니다. 권상기로 끌어올리면서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무리라는 말입니다.

로프를 없애고 자기부상열차의 기술을 도입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자기부상열차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레일 위에 떠서 앞으로 나아가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레일의 N극과 엘리베이터의 S극에 흐르는 전류의 양을 조절해 엘리베이터를 벽에서 띄우고, 레일을 따라 오르내리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자기부상열차와 레일이 건물의 옥상을 향해 수직으로 서 있고 그 위를 엘리베이터가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레일과 엘리베이터의 자석이 서로 밀고당기면서 위로, 아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조급함은 기다리는 시간의 제곱에 달하는데 40초 이상은 기다리지 않으며,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빨라도 기압차가 1800파스칼(Pa) 이하면 불쾌감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기시간을 줄이고, 승객들이 속도와 기압의 변화를 최대한 느끼지 못하도록 공기의 흐름과 압력 변화, 소음 등도 신경써야 하는 것이지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엘리베이터 카의 모양을 유선형으로 설계하고, 벽과 바닥도 2중으로 만들어 진동을 줄이는 이유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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