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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 '들떴다가 우울' 5회 반복 땐, 조울증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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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생명까지 앗아간 '조울증'
자신감이 하늘로 솟구쳤다가
갑자기 땅으로 꺼지고 싶은…

양극성 장애, 항우울제 복용땐 더 악화시킬 수도
조증보다 우울증 고생기간 길어
반복될수록 재발기간 짧아져 주의
[건강을 읽다] '들떴다가 우울' 5회 반복 땐, 조울증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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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조증이 발생할 때는 마돈나와 섹스를 하고 죽은 푸코가 살아 돌아오고, 커트 코베인이 환생한다. 세상의 모든 중심은 '나'다. 반대로 우울증이 찾아올 때는 죽기 위해 수면제를 모으고 그저 방에 누워 죽기만을 기다린다."

2016년 독일에서 출간된 '등 뒤의 세상'의 저자 토마스 멜레는 실제 조울증 환자다. 조울증과 싸우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 형식을 빌려 책으로 펴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조울증을 앓는 사람의 삶보다 더 수치심에 점령된 삶은 거의 생각하기 힘들다"는 그의 고백은 조울증이 얼마나 삶에 치명적일 수 있는지 대변해준다.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살해한 피의자 박모(30)씨가 조울증으로 과거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병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조울증은 들뜬 상태인 '조(躁)증'과 우울한 상태인 '울(鬱)증'이 번갈아 나타난다. 상당기간 기분이 좋고 들떠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인 조증과 기분이 저하되는 우울증이 기간을 두고 번갈아 나타나면서 '양극성 장애'로도 불린다.
◆최근 5년새 조울증 환자 21% 급증=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7만1627명이었던 국내 조울증 환자는 2017년 8만6362명으로 최근 5년새 20.6% 급증했다. 조현상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울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봄ㆍ여름에 조증 증세를 보이다가 가을ㆍ겨울 우울증상을 보인다"면서 "조울증 환자의 경우 예측불가능한 돌발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기발견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증은 직업이나 일상생활, 성 생활이 증가해 처음에는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곧 지나차게 과도한 이상 행동을 보여 결국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과대한 자신감으로 고집이 세지고 주변 사람들과 잦은 마찰이나 싸움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한 경우 환청을 경험하거나 피해 망상 등 정신병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사회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병적 상태로 단순히 기분이 좋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조증의 경우 본인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이 조울증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환자를 병원에 데려왔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때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반면 우울기에는 외부와의 접촉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조용해지기 때문에 주변에서 이를 간과하기 쉽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우울증상의 악화로 자살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조증보다는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기간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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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다르지만 구분 쉽지 않아…"적절한 치료시 호전"= 조울증은 우울증을 앓는 기간이 길고 정도가 약한 조증이 짧은 기간 동반돼 우울증과 구분이 쉽지 않다. 조 교수는 "조울증과 우울증은 생물학적인 기전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초기 진단시 조울증을 우울증으로 진단해 항우울제를 사용하면 자칫 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의 알코올 남용이나 약물 남용, 성적 문란에 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하며, 자해나 난폭한 행동 등으로 환자의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울증의 발생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정신분열병이나 우울증 등 기타 정신질환에서처럼 유전적,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유전적 이상에 의한 생물학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 개개인의 환경양상 적응정도에 따라 다르고 중추신경계에서의 생화학 물질 변화, 호르몬 조절 기능의 변화 등이 원인일 수 있다"면서 "제대로 치료를 받고 기분조절제 등 치료제와 심리치료를 병행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용민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울증은 단순한 우울증에 비해 만성적인 경우가 많고 재발을 반복할수록 다음 재발까지의 기간이 짧아져 개인이나 가족의 생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가족 혹은 본인에게 조울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낸다면 지체 없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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