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최근 게임, 영화 등 문화콘텐츠 상품을 중심으로 다양성을 포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으나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변화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설에는 게임 속 인기 캐릭터 솔져: 76이 전 연인인 ‘빈센트(Vincent)'라는 남자를 회상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이후 마이클 추(Micheal Cuh) 오버워치 선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잭(솔져: 76)은 연인 빈센트와 수년간 로맨틱한 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동성애자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보를 접한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유튜버는 “솔저: 76은 남성미 넘치는 군인 캐릭터인데 게이 이미지는 어울리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메인 콘텐츠는 업데이트하지도 않으면서 ‘PC’만 신경 쓰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반해 “다양성을 확장하려는 좋은 시도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있다.
PC는 문화적 편견이 섞인 표현을 쓰지 말자는 정치적, 사회적 운동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PC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언어가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피어-워프(Sapir-Whorf)’ 가설에서 영감을 받았다. 성, 인종, 종교적 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단어들을 일상생활에서 지우자는 것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PC는 다양한 가치관을 지닌 인물들을 부각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앞서 블리자드는 오버워치의 간판 캐릭터 ‘트레이서’에게도 동성애자라는 설정을 붙인 바 있다. 미국의 대표 만화책 출판사 마블 코믹스는 지난 2016년 자사 캐릭터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흑인 소년 마일즈 모랄레스를 앞세웠다.
문제는 PC가 일부 콘텐츠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데 있다. 특히 일부 산업 종사자들은 이와 같은 문제로 소비자들과 직접 충돌하거나, 비난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는 지난해 5월 공개한 게임 ‘배틀필드 V’ 소개 영상에 의수를 장착한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켰다가 게이머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패트릭 쇠더룬드(Patrick S?derlund) 일렉트로닉 아츠 최고마케팅경영자가 미국 매체 가마수트라와 인터뷰 중 “(게임이) 싫으면 사지 마라”, “못 배운(Uneducated) 사람들은 이해 못 한다” 등 부정적인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가중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서 시리즈 최초로 유색인종 여성 주연을 맡았던 베트남계 미국인 배우 켈리 마리 트랜(Kelly Marie Tran)은 지난해 6월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에 못 이겨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지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일이 산업계가 변화하는 와중에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말한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은 9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모든 사람이 다양성을 좋아할 순 없고, 또 모든 사람을 설득할 수도 없다”며 “조금 뒤늦게 따라오는 사람이 있더라도 우리는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이 포함되고 가시화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인권적으로나 도의적으로, 혹은 정치적으로 올바를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의 기본적인 목적인 이윤 창출에도 효과적이다"라며 "소비자들의 인식과 욕구에 발맞추지 않으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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