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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우주 발사,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최종수정 2019.01.09 06:30 기사입력 2019.01.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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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스트맨'에서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해 떠나기 전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닐 암스트롱 역)의 아들이 '(살아서)돌아올 수 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당시 우주선을 탄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행위였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영화 '퍼스트맨'에서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해 떠나기 전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닐 암스트롱 역)의 아들이 '(살아서)돌아올 수 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당시 우주선을 탄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행위였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난해 개봉해 화제가 됐던 영화 '퍼스트맨'은 인류가 달에 발자국을 남기기까지 겪었던 실패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1969년 7월21일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를 태운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과 도전이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실제로 우주 개발의 역사는 실패의 기록이었습니다. 우주 발사체가 첫 선을 보인 1950년대 발사 실패율은 60%에 육박했습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안착한 1960년대에도 실패율은 16.4%나 됐습니다. 모든 우주발사체에 사람이 탄 것은 아니었지만 우주인이 되기 위해 열 번 중 여섯 번은 실패하는, 아니 60% 확률로 사망할 수 있는 발사체에 올라야 한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임무 수행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군인정신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우주개발시대도 열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퍼스트맨'에서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닐 암스트롱 역)이 아폴로 11호의 발사를 앞두고 가족과 마지막 식사를 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정말 마지막 식사가 될 수도 있다고 느낀 것이겠지요.
우주 비행사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어떨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는 유인 우주선이 거의 없긴 하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유인 우주왕복선의 발사 실패와 귀환 사고로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사 실패는 곧 희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몇 번의 실패를 맛봤지요. 국내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기까지는 두 번의 실패가 있었습니다. 2009년 1차 발사 때는 나로호가 제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지만 1년 뒤인 2010년 2차 발사 때는 발사 후 136초만에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전국민이 안타까워 했지만 무인 발사체여서 인명피해는 없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후 3년에 걸친 뼈를 깎는 노력 끝에 2013년 1월 나로호는 성공적으로 우주공간에 안착하게 되지요.

우주발사체 전문 웹사이트인 '우주발사 보고서(Space Launch Report)'와 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주발사체가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1957년입니다. 그해부터 1959년까지 3년 동안 모두 54회의 발사체 발사가 있었는데 그 중 32회는 실패합니다.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은 2015년 6월28일 발사대를 떠난지 189초만에 공중에서 폭발합니다. 19번째 발사 중 2번째 실패였습니다.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은 2015년 6월28일 발사대를 떠난지 189초만에 공중에서 폭발합니다. 19번째 발사 중 2번째 실패였습니다.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1958년에는 28회 발사 중 22회이나 실패, 실패율이 78.60%에 달했습니다. 열 번 중 여덟 번 가까이 실패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온 인류의 위대한 도전정신에 새삼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1960년대 들어 발사 횟수는 증가합니다. 1960년부터 1969년까지 모두 999회 발사에 164회를 실패해 실패율은 16.40%였습니다. 양적으로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실패도 많이 줄어든 것이지요.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1970년대에는 역사상 가장 많은 발사체가 쏘아 올려집니다. 1231회의 발사체가 발사돼 81회를 실패, 실패율은 6.60%로 떨어집니다.

1980년대 실패율은 4.70%, 1990년대 7.10%, 2000년대 5.70%, 2010년대 5.50%의 실패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로켓 기술이 초고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 2017년에도 90회 중 6회를 실패해 실패율이 6.70%였습니다.

상업 우주선이 발사될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인류는 100회 중 5회는 발사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발사에서 성공하는 확률도 무척 낮습니다. 2000년대까지 새로 개발한 발사체의 첫 발사 성공률도 27.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아직은 5%대의 실패율을 채울 수 있는 과학기술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릴 날이 오겠지요. 실패에 따른 아픔과 값비싼 수업료는 나로호를 통해 경험한 바 있습니다. 끊임 없는 투자와 노력, 거기에 불굴의 도전정신만이 실패율을 0%로, 우주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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