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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지구와 우주의 경계를 정해야 하는 이유

최종수정 2019.01.03 13:30 기사입력 2019.01.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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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100㎞ 이상 지구와 우주의 경계를 카르만라인이라고 하는데 조만간 그 기준이 80㎞로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고도 100㎞ 이상 지구와 우주의 경계를 카르만라인이라고 하는데 조만간 그 기준이 80㎞로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가리키면서 '저 먼 우주'라고 표현하는 것은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디부터 우주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디부터 우주일까요? 우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지구와 우주의 경계는 어떻게 정해져 있을까요?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구름 위도 우주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최소한 지구의 위성인 달은 벗어나야 우주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주의 시작점. 즉, 지구와 우주의 경계점을 '카르만라인(K?rm?n Line)'이라고 부릅니다. 국제항공연맹(FAI)은 지구의 고도 100㎞ 선상인 카르만라인을 넘어야 우주라고 정의합니다. 카르만라인은 시어도어 폰 카르만이라는 미국의 물리학자가 냉전이 본격화되던 1956년 지구 대기권과 우주를 구분하기 위해 주장했습니다.

영공의 경계를 두고 다른 국가와의 다툼이 시작되고 있던 세계는 카르만의 주장을 국제표준으로 받아 들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조너선 맥도웰 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학 교수는 국제학술지 '악타 아스트로노티카'에 카르만라인을 80㎞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FAI는 이 맥도웰 교수의 논문이 주장한대로 올해 카르만라인을 80㎞로 재설정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FAI가 왜 그랬을까요? 카르만은 헝리계이지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근무하면서 미국의 항공기술 발전과 장거리 로켓 계획에 크게 기여했던 인물입니다. 우주전문 과학자였던 카르만의 주장이 틀렸기 때문일까요?

과학자가 틀렸다기보다는 행정과 정치적 문제과 연관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카르만이 1956년 계산한 우주의 경계는 사실 83.8㎞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FAI가 우주의 경계를 100㎞로 설정하고 카르만라인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지요.

카르만라인 재조정을 주장한 맥도웰 교수는 "1960년경 FAI는 단지 기록을 잴 목적으로 우주 경계를 100㎞ 정했다"면서 "단순 반올림으로 기억하기 쉬운 숫자를 지정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83.8㎞라는 애매한 숫자보다 행정적 편의를 위해 100㎞로 설정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실제로 다른 기관들은 FAI가 지정한 카르만라인을 지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 공군과 NASA는 고도 80.5㎞를 넘은 곳에서 비행한 비행사를 우주 비행사로 인정합니다.

우주는 지구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어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 대기의 영향이 지구 중력의 영향보다 약해지는 곳부터를 우주라고 판단합니다. 대기가 희박해 양력을 만들 수 없어 항공기가 날 수 없고, 궤도를 일정 높이로 유지할 수 있는 위치가 우주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말입니다.

카르만이 지구와 우주를 나눴던 기준도 양력이었습니다. 양력은 지구의 대기를 필요로 하는데 이런 양력의 도움없이 물체의 관성만으로 비행이 가능한 진공의 세계가 진정한 우주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과학자들은 진공 상태에서 양력의 도움없이 관성만으로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는 80㎞ 정도의 카르만라인을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규정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과학자들은 진공 상태에서 양력의 도움없이 관성만으로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는 80㎞ 정도의 카르만라인을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규정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맥도웰 박사는 4만3000개에 이르는 인공위성 궤도 통계를 분석해 100㎞ 이하 고도에서도 50기 가량의 인공위성이 지구궤도를 돌았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를 통해 인공위성이 궤도를 유지하는 최소 고도는 70~90㎞임을 밝혀냈고, 정밀한 계산을 통해 새로운 경계를 80㎞로 제시한 것입니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를 100㎞로 하느냐, 80㎞로 하느냐는 큰 장애가 아닌 것 같습니다. 카르만이 주장했던 선과 큰 차이가 없고, 이미 80㎞로 지켜지고 있는 상황에서 FAI가 국제표준을 수정하는 일만 남은 셈입니다.

다만, FAI가 좀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국가의 영공을 지날 때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국제법으로 카르만라인을 정하지 않고, 지키지 않으면서 이익을 보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주왕복선처럼 우주에서 지구로 귀환할 때 상공에서 활강해 내려옵니다. 이 경우 다른 나라의 영공을 지나오면서 발생하는 법적 문제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외신에 따르면 한 우주법 전문가는 "우주 경계선을 설정하면 미국이 경계 아래에서 타국의 영공을 통과하는 경우 제지를 받을 수
있어 우주 경계선을 흐리는 것"이라면서 "더 많은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우주 경계를 정확히 정의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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