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늘리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중소기업ㆍ중견기업계의 쓴소리에도 정부가 강행 처리하면서 새해부터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소상공인들도 개정안 통과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허탈감과 분노를 나타냈다.
중기ㆍ중견기업계는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에 대해 줄곧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왔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새해를 앞두고 지난해 30일 신년사를 통해 "특정 집단의 정치적인 편견과 의도, 폐쇄적인 이념의 독선과 과장된 아집이 국민생활을 피폐하게 만들고 국가를 쇠락시키거나 폐망하게 만든 사례는 무수히 많다"고 밝혔다.
경제적 자유주의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석학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말을 인용해 "하이에크는 이를 치명적 자만으로 명명하고, 국민을 '노예의 길'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개탄했다"고 강조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신년사에서 "장기화된 경제불황에 더해진 급격한 노동환경 변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사회전반에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완충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최저임금을 업종별ㆍ규모별로 차등화하고 주휴수당을 폐지해 임금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탄력근로는 요건을 완화하고 기간을 최소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중기ㆍ중견기업계 목소리를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반발했다. 헌법재판소에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최저임금 위반 산정기준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이번 개정안으로 극한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처지와 분노를 모아 강력한 항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후의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소상공인들과 재계의 거듭되는 호소에도 개정안을 통과시킨 정부당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는 논란만 야기시키고 있는 주휴수당 폐지를 포함한 시정 방안의 조속한 논의를 시작함과 동시에 상위법령인 최저임금법 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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