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약진한 한 해…내년 시장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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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지난해 '벤처천억기업'이 572개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올해 벤처투자액이 3조원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벤처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들의 총 매출은 삼성그룹 매출에 버금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시장의 이런 흐름은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 등에 힘입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벤처출신 기업들 중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벤처천억기업'은 전년보다 약 12% 증가해 572개로 집계됐다. 조사 이래 최고 기록이자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증가폭을 달성했다.


벤처기업이 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는 건 사업 초기에 기술·자본력의 한계를 이기지 못해 봉착하는 '데스밸리(Death Valley)' 등 위기상황을 모두 극복하고 우량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인정받는다.

지난해 벤처기업 총매출은 약 225조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벤처업계를 한 덩어리로 놓고 재계 전체와 비교하면 삼성그룹 매출(258조원)에 이어 2위다. 벤처기업 종사자 수는 약 76만명으로 삼성 등 5대 그룹 종사자 수의 총합을 웃돌며 '고용 있는 성장'을 이뤘다.


중기부 등은 지난해 반도체 분야의 유례 없는 호황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은 디스플레이, 정밀화학 등 주력품목 수출호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일부 기업은 대규모 투자회수나 추가 신규투자 유치로 업계 전체의 약진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여성의류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 난다'는 4000억원 규모의 투자회수에 성공했으며, 쿠팡은 소프트뱅크로부터 약 2조원을 추가로 투자 받았다.


우아한형제들과 비바리퍼블리카는 각각 3600억원, 900억원을 투자유치하면서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은 올해 4~6곳으로 집계된다.


벤처기업은 기술혁신 측면에서도 대기업 못지 않다. 벤처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은 3.5%로 전년보다 20.7% 증가해 일반 중소기업(0.7%)은 물론 대기업(1.5%)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반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 벤처기업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은 내년 중소기업 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정책 당국의 모태펀드 출자 예산의 확대, 4차 산업혁명 선점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벤처 육성 정책 등으로 벤처 자금시장 여건은 올해에 이어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벤처기업들의 지난해 순이익, 매출액영업이익률, 매출액순이익률 등은 전년보다 감소해 자금조달과 판로개척에 애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벤처기업 한 곳당 평균 순이익은 1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4.4%→4.2%)과 매출액순이익률(3.0%→2.5%)도 소폭 줄었다. 벤처기업들의 금융비용(이자비용)이 전년에 비해 12% 가량 늘어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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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은 '자금조달·운용 등 자금관리 애로'가 74.6%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필요인력의 확보 및 유지관리 애로'(63.1%),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애로'(54.9%), '국내 판로개척 애로'(51.8%) 순이었다.


이 같은 애로사항을 개선하고자 한국벤처투자는 이번달부터 '신규약'을 적용해 동일기업 투자한도·후행투자 제한 폐지 등 각종 규제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신규약을 포함한 8개 분야의 포럼 운영 등 다양한 혁신활동을 통해 2022년까지 대한민국 대표 유니콘 20개 육성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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