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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항공기 리스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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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운항 138대 중 직접 보유 항공기 3대뿐
나머지는 운용 리스로 임차
내년 새 회계 기준 적용 땐 운용 리스 부채에 포함
재무 건전성 악화 압박 받아

복잡해진 '항공기 리스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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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제주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운항 중인 항공기는 모두 138대다. 이 중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단 3대뿐이다. 나머지 128대(진에어 7대는 순수금융기법)는 '운용리스'라는 금융기법을 통해 임차해 쓰고 있다. 운용리스는 항공사가 임대회사 또는 특수목적법인(SPC) 등이 보유한 항공기를 빌려 쓰는 방식을 말한다. 쉽게 말해 렌터카다. 운용리스 덕분에 소자본 항공사들이 여러 대의 항공기를 띄울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운용리스만으로는 항공사를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24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운용리스는 2019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6)이 적용돼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힌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LCC 산업이 성장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항공 산업= 지난해 항공 여객 수는 1억1719만명으로 10년 전인 2007년(5372만명)에 비해 2배 정도 급등했다. 기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만으로는 불가능한 숫자다. 제주항공 등 LCC가 등장하면서 항공이용객을 견인했다.

항공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산업 중 하나다. 여객기 중 가장 큰 에어버스 A380의 경우 대당 가격은 4억4560만달러(약 5035억원)에 달한다. 중형 항공기인 보잉 737 MAX 8의 대당 가격은 1억1700만달러(약 1300억원)다.
2016년 취항한 에어서울의 자본금(175억원ㆍ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으로는 구매는 꿈도 꿀 수 없는 액수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항공사들도 새 기체를 운용리스로 도입하는 사례가 많다. 글로벌 항공기 임대 사업자인 에어캡(Aercap)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운송용 항공기 중 운용리스의 비중은 43%에 달했다. 운용리스 비중이 22%에 그쳤던 1997년과 비교하면 20년 새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글로벌 대형 항공사 중에서도 운용리스를 활용하는 업체는 많다. 네덜란드의 KLM(55%), 프랑스의 에어프랑스(51%), 미국의 아메리칸항공(41%), 영국의 영국항공(41%) 등이 대표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운용리스의 경우 (리스 및 정비 등) 비용 부담은 크지만, 초기 투자비(항공기 구매 비용)가 적게 든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운용리스 높으면 재무건전성 악화= 운용리스를 통해 성장한 항공사는 앞으로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압박을 받게 된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IFRS-16에 따라 운용리스도 부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올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623%(별도 기준)이지만 새 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부채 비율이 930%(최소 리스료 2조8917억원을 부채로 단순 합산할 경우)까지 치솟는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리스가 부채로 잡히더라도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지표 악화에 따라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항공기 구매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항공사도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2년부터 항공기 40대(보잉 737 MAX)를 구매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당장은 LCC들의 영업이익률도 탄탄한 편이고, 유가 등의 흐름도 나쁘지 않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존 LCC의 기단 확대와 신규 LCC의 진출로 공급 과잉이 빚어지면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세제·재무적 부담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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