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서강대에서 개발한 LED 가속 노화 장치를 통해 이 사실을 알아냈다. 하루에 8시간씩 8년간 전시하면 여러 전통안료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를 관찰했다. 연구 대상은 주황색 웅황을 비롯해 초록색 석록, 붉은색 주보사, 흰색 연백, 푸른색 석청. 신 교수와 이 교수는 "웅황이 유일하게 고연색 LED 조명과 일반 LED 조명에 관계없이 변색했다"며 "일반 전시환경에서는 1년도 지나지 않아 색이 확연히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안료나 염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자외선(UV)과 청색 파장 외에도 LED 조명에 포함된 녹색 파장이 웅황을 화학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웅황은 비소와 황이 결합한 특별한 구조일 때 주황색이지만, 빛을 받으면 노란색으로 엷어지는 화학구조를 띤다"며 "다른 전통안료도 LED 조명으로 변색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네덜란드와 벨기에 과학자들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반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를 분석하고 일부 노란색 물감이 빛에 노출되면 변색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 교수는 "많은 박물관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시환경을 개선하려고 할로겐 조명을 LED 조명으로 바꾸는데, 추가 연구를 통해 적절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교수도 "박물관에서 조명이 보존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며 "무분별하게 박물관 조명을 LED로 바꿔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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