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화웨이 CFO체포에 출렁…다우 700포인트 하락했다 반등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가까스로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에 돌발악재가 불거지면서 뉴욕증시가 6일(현지시간) 출렁였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46)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미·중 간 해빙 분위기가 깨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0.32%(79.40포인트) 하락한 2만4947.67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장 초반 전날보다 700포인트가량 급락하기도 했지만 마감을 앞두고 하락 폭을 줄였다.

S&P 500 지수는 전일대비 0.15%(4.11포인트) 내린 2695.95에 장을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 막판 급등해 0.42%(29.83포인트) 상승한 7188.26으로 장을 마쳤다.

앞서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은 "캐나다가 화웨이의 멍완저우 CFO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멍완저우는 지난 1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됐으며 미국에 인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90일 무역전쟁 휴전'도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거행된 전날 하루 휴장한 뉴욕증시가 거래를 재개하자마자 또 다른 악재에 직면한 셈이다. 전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세로 마감했다.

다만 이날 지수는 장 막판에 반전을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급반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통화정책과 관련해 관망 모드로 전환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은 이날 "연준의 위원들이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이후 새로운 '관망(wait-and-see)' 정책 스탠스에 대한 신호를 줄지를 고민 중이다"고 보도했다. Fed 위원들이 여전히 내년에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견지 중이지만, 얼마나 빨리, 많이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경제지표는 보합세를 보였다.

미국의 11월 민간부문 고용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증가세를 보였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17만9000명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9만 명을 하회했다. 지난 10월의 민간 고용 증가 22만7000명은 22만5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노동부가 내놓은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세는 25만명이었다.

지난달 고용은 대부분 서비스 분야에서 나왔다. 11월 서비스업종이 16만3000명을 새로 고용했다. 제조업(1만6000명), 건설업(1만명) 등이 뒤를 이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고용 성장세는 강하지만, 이미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11월 보고서에는 심각한 날씨 영향이 없었기 때문에 고용 창출이 둔화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타이트한 고용시장과 함께 빈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으며 기업들은 신규 고용을 늘리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지난 11월 서비스업 확장세는 사상 두번째로 강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공급관리협회(ISM)는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60.3에서 60.7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한 이번 달 전문가 예상치는 59.0이었다. 지난 10월 미국의 공장재 수주 실적은 전달대비 2.1% 감소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2.0%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잠정 합의에도 불구하고 급락했다. 감산규모에 대한 합의에 최종 이르지 못한 데다가 그 규모가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7%(1.40달러) 떨어진 51.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 11분 현재 배럴당 2.34%(1.44달러) 하락한 60.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원칙적으로 감산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감산규모에 대한 결정은 7일 주요 '비OPEC' 산유국인 러시아와의 협의 이후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금값은 소폭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1%(1.0달러) 오른 1243.6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