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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한국 남성들은 정말 베트남 여성을 선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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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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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국 남성들은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들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야권은 ‘여성 비하 발언’이라며 즉각 공세에 나섰고, 여당은 ‘말 꼬리 잡기’라며 반박했다.
논란의 발언은 지난 3일 이 대표가 국회에서 찐딘중 베트남 경제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찐딘중 부총리는 “많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자와 결혼했고 가정을 꾸리고 있다. 베트남과 다른 나라 관계에서 보면 한국과의 관계는 아주 특별한 관계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한국 사람들은 베트남의 쌀국수를 아주 좋아한다. 저도 여의도에 쌀국숫집이 있는데 거기 가려면 줄을 서야 한다. 한국 사람 중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아주 많이 하는데 다른 여성들보다 베트남 여성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야권은 ‘베트남 여성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라는 발언을 두고 ‘여성의 상품화’라며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여성 비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이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이 대표의 발언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모욕과 비하를 넘어 여성에 대해 몰이해와 차별의 정서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쯤 되면 집권여당의 ‘여성 비하’ ‘성희롱’ 발언은 실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여성이 상품이자 기호의 대상이라 생각하는 집권여당 대표라는 분의 시대착오적인 저질 발언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이 대표의 정신 나간 망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대부분은 한국어도 배우지 못한 채 홀로 혼인을 이유로 이국땅인 한국에 덩그러니 떨어지고, 낯선 이국땅은 멸시와 천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며 “이것이 이 대표가 말하는 ‘한국 남성들이 선호하는 베트남 여성’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은 다문화 시대에 대한 몰이해를 여지없이 보여준 것으로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현근택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야당의 말꼬리잡기식 비판이 너무 과하다”며 “찐딘중 부총리는 어제 접견 자리에서 ‘많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자와 결혼했고, 가정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 대표 발언은 이 발언에 동감한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다문화 가정 결혼식.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다문화 가정 결혼식.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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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가정 중 외국 출신 아내 국적은 베트남이 가장 많아

그렇다면 ‘한국 남성들이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들을 선호한다’는 이 대표의 발언은 과연 사실일까, 결론부터 살펴보면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다문화가정의 혼인 건수는 7년 만에 소폭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배우자의 국적은 중국과 베트남의 비중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017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에 신고된 다문화 결혼은 21,917건으로 1년 전보다 1.0%(208건) 증가했다.

외국 출신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이 27.7%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중국(25.0%), 태국(4.7%) 순이었다. 외국인 남편 국적은 중국이 10.2%로 가장 많았고 미국(6.4%), 베트남(2.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문화 혼인 남편 연령은 45세 이상이 26.4%로 가장 많고, 30대 후반(19.5%), 30대 초반(19.4%) 순이었다. 아내는 20대 후반이 27.7%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초반(21.9%), 20대 초반(18.0%) 순으로 많았다.

통계청의 결과만 놓고 보면 이 대표의 발언 자체는 틀리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 여성을 아주 선호하는 편’ 발언은 야권의 해석 그대로 ‘여성 상품화’로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일종의 ‘말 꼬리 잡기’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 다문화가정 차별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


이 대표 발언 논란과는 별도로 다문화가정에서 불거지는 사회적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내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012년 33,740명에서 2017년 82,733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인수 이화여대 교수의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 괴롭힘 피해 경험과 심리 문제의 관계’ 논문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괴롭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설문에 참가했던 760명의 다문화가정 학생 중 34.6%가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31.2%를 보인 일반 학생들 비중보다 높다. 특히 왕따 등 관계적 괴롭힘을 경험한 비중은 18%로 일반 학생들 비중인 11.2%보다 훨씬 높았다.

논문은 “이들의 학교부적응 문제에 대한 교육적 중재가 이루어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이들이 청소년과 성인으로 성장하였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사회적 비용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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