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남자 문제’를 살핀다”
“사회적으로는 폭력과 억압의 주체”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 인터넷서점이 광고 이메일을 통해 남성을 비하하는 용어로 알려진 ‘한남’이 들어간 단어로 홍보하다 남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책 내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일을 받은 회원들은 ‘한남’이라는 단어가 남성 혐오, 남성 비하를 부추기고 있다며 비난을 하고 나섰다. 채널예스 기사와 소셜네트워크(SNS)에는 예스24 회원 탈퇴하겠다는 회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에 휩싸인 책의 제목은 ‘한국, 남자’다. 부제는 ‘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다.
그러면서 “그 실패를 언제나 다른 사회적 약자들, 특히나 여성의 탓으로 돌려왔다. 사회적으로는 폭력과 억압의 주체이고, 내적으로는 실패와 좌절에 파묻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남자들은 생각보다 남자를 모른다. 그저 자기와 주변의 남자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의 파편으로 하나의 상을 그려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남자로서의 자기 인식인 동시에 사회적 객관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기도 하다.”라며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 남자에게 미래는 있는가’ 목차를 통해 “한국 남자가 ‘한남’으로 머물러 있고자 하는 한에야, 이런 상황은 더 악화 일로를 걸을 것이다”지적했다.
출판사는 이 책에 대해 “헤게모니적 남성성의 역사와 몰락을 해부하다”, “근현대사와 ‘팩트’를 토대로 분석한 한국 남자들의 기원과 현주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남자 문제’를 살핀다”며 “인류는 예로부터 장자상속을 통해 남성에게 더 큰 권위를 실어왔으나, 최근 전통적으로 남성성을 요구하던 직업들이 쇠퇴하고 학습에서도 뒤처지는 등 남성들의 부진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남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책에 대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추천평으로 “혐오의 시대, 한국 남성의 전략적 선택은 백래시로 귀결되는 것일까?”라고 물은 뒤 “이 책의 제안은 정반대다. 한국 남성들의 뒤틀린 욕망을 냉정하게 성찰하고, 성별 질서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변영주 영화감독 역시 추천평을 통해 “이제 너와 내가 할 일은 서로를 힐난하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냐며 머리를 맞대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마운 책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네티즌들은 이 책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확실히 이 책은 남자들이 어떤 포인트에서 열이 받는지를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자의 속성의 기본을 아주 잘 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여성 평등에 관한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라면서 “그러나 이 소설의 목차를 보면서부터 정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한국전쟁과 광주민주화운동과 한국 남자를 결부 짓는 해석에 감탄을 머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소설가로 전향하시면 굉장히 성공하실 것 같습니다.”라고 비난했다.
저자 최태섭은 지난 2013년 ‘잉여 사회’를 발표한 뒤 젠더, 정치, 노동 문제에 중점을 두고 문화와 사회를 비평하는 글을 쓰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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