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향후 국제유가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OPEC과 비(非)OPEC 회동은 오는 6~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들은 최근 국제유가 급락세에 대응한 원유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하게 된다. CNBC는 "유가가 지난 달 원유공급, 세계 정치에 타격을 받으며 최악의 한 달을 기록했다"며 "이들이 생산량 감축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OPEC 자문역인 OPEC 경제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10월 대비 일 평균 130만배럴 줄여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의 글로벌상품전략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배럴당 60달러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OPEC에서 대폭적인 감산이 필요하다"며 "최소 (일평균) 100만배럴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일일 150만배럴 이상으로 감산폭이 결정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세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크로프트는 덧붙였다.
유가 행방은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트럼프 대통령 간 관계에 달렸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그간 유가 상승을 노골적으로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산유국의 감산행보에 특히 날을 세우고 있어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옹호하는 이른바 '면죄부 성명'을 낸 직후, 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것도 동일한 맥락으로 읽힌다. 국제사회에서 고립 위기에 몰린 사우디로서는 미국의 정치·경제적 지지를 얻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이번 주 산유국 회동은 국제유가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와 경제 전반에 있어 주요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평가된다. WSJ는 "4년래 가장 중요한 자리가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2014년 산유국 회동 이후 2015년을 휩쓴 경기침체를 다시 떠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원유재고 증가세 등과 맞물려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선다해도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휘발유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겐 이익이다. 하지만 배럴당 50달러선마저 붕괴될 경우 고금리 채권시장부터 휘청일 전망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고금리 채권발행의 22%가 석유 및 가스회사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규모다. 에너지부문을 중심으로 한 투자 역시 더욱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헤지펀드인 브렌햄 캐피털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로 인한 어려움을 견디다못해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 10월 이후 뉴욕 증시에서 마라톤 오일, 데본에너지, 발레로 에너지 등의 주가는 각각 30%이상 급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존 라바노우스키 브렌햄캐피털 창립자는 "석유 카르텔의 정책이 새로운 위험을 창출해냈다"며 일관성없는 OPEC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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