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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 원치 않는 성관계까지 ‘데이트폭력’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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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옷 벗겨지고 정신 잃어도 폭행
‘다시 만나자’ 거부했다고 폭행
청소년들, 성관계 시 남·여 인식 차이 달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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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말하는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심각한 가운데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10대 시절에 성관계를 하는 경우,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실상 합의가 아닌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데이트폭력에 해당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데이트폭력으로 붙잡힌 피의자 6,003명 가운데 10대 청소년은 195명(3.3%)에 달했다.

지난 2016년에는 277명(3.1%), 지난해 315명(2.8%)의 10대 청소년이 데이트폭력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사실상 해마다 전국에서 300명에 가까운 10대 데이트폭력 사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 앞서 3월23일 부산에서는 헤어지자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마구 폭행하고 감금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A(19) 군은 협박, 폭행, 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A 군은 같은 날 오후 10시께 여자친구인 B(19)양을 자신의 주거지로 끌고 가 계단에서 또다시 폭행한 뒤 감금하고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A군은 B양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B양이 폭행당해 옷이 벗겨지고 정신을 잃는 등의 증상을 보여도 아랑곳하지 않고 승강기에 억지로 밀어 넣어 끌고 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 2일 전북의 한 대학교에서 옛 여자친구인 C(18)양을 상대로 “다시 만나자”고 설득하던 중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폭행을 한 혐의로 D(19)군이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과 헤어지려고 한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추행해 경찰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았는데도 다시 피해자를 찾아가 협박했다”며 “어린 피해자는 범행 과정에서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피해를 복구하거나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데이트 폭력 사진=연합뉴스

데이트 폭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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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은 상대방을 폭행하는 등 물리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경제적, 성적 폭력을 모두 포함하며 상대를 감시하거나 통제하려는 행위도 해당한다.

예컨대 휴대전화를 잠시 보자고 했을 때 상대방이 거절했음에도 지속해서 보자고 하는 것은 데이트폭력에 해당한다.

또 성관계 과정에서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한 채 관계를 하는 것 역시 폭력에 해당한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 거주자 인터뷰 결과 성폭력은 가정폭력 발생 과정에서 적지 않게 나타나는 폭력의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해자의 성적 만족을 넘어서 여성의 정신과 육체를 통제하려는 폭력적 목적을 가진다.

문제는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가 서울시 소재 중학교 2학년 1,103명, 고등학교 2학년 및 특수집단 청소년(보호관찰을 받고 있거나 쉼터에 사는 청소년) 1,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청소년 성 문화 연구조사’에 따르면 중학생의 37.8%, 고등학생은 46.3%는 연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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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신체 접촉이 없다’고 응답한 9.3%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애 관계에서 신체 접촉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첫 성관계를 했던 경로’에 대해,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을 제외하고 남자 고등학생은 ‘둘 다 원해서’가 19.0%로 가장 높았고 ‘내가 원해서’가 6.4%, ‘상대방이 원해서’가 6.1%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자 고등학생은 ‘상대방이 원해서’가 11.5%로 가장 높고, ‘둘 다 원해서’ 5.6%, ‘내가 원해서’ 1.0% 순으로 나타나 성관계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과의 인식 차이가 컸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관계자는 “부부 및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하는 원치 않는 성관계는 폭력”이라면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이어져 피해자가 임신 중단 결정을 했을 시 처벌받고 사회적 비난을 감내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데이트폭력연구소는 폭력 대처 방법에 대해 “큰 충격을 입은 피해의 경우 심리적 불안정이 심해지거나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하기 쉽다”며 “이 경우 전문가나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심리 상담 및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여 만성적인 후유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폭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신변제도를 이용하거나 주변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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