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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스토리⑥-上] 영화 속 기술 그 이상, 군사 드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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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버드대 개발 '로보비' 1센트 동전 크기·무게 0.08g
새처럼 날갯짓하는 中비둘기 드론…첩보작전 활용 가능

영화 아이 인더 스카이에 등장하는 딱정벌레 드론[이미지출처=아이 인더 스카이 영상 캡처]

영화 아이 인더 스카이에 등장하는 딱정벌레 드론[이미지출처=아이 인더 스카이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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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6년 개봉한 영화 '아이 인더 스카이'는 군사용 무인항공기(드론)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케냐 나이로비. 이곳에 은신처를 두고 테러를 일삼는 소말리아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조직원을 생포하기 위해 영국과 미국, 케냐가 합동작전을 벌인다. 3개국 합동사령부는 드론으로 알샤바브 조직원이 은둔한 가정집을 염탐한다. 새 모양을 한 드론에 카메라를 부착해 창문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려고 시도하는데 커튼이 가리고 있어 보질 못한다.

이어 등장하는 게 곤충 드론이다. 딱정벌레 모양을 한 초소형 기체를 휴대용 단말기로 조종해 건물 내부에 침투시킨다.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 이 드론은 천장 지지대에 붙어 폭탄테러를 준비하는 조직원의 동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를 확인한 통합사령부는 작전을 생포에서 사살로 바꾼다. 이 임무에도 드론이 쓰인다. 6㎞ 상공에서 정찰 중인 공격형 드론을 이용해 미사일을 쏘고 건물을 폭파해 테러 조직원들을 사살한다.
◆조류·곤충까지…영화 그 이상, 군사 드론의 세계= 영화 속 장면은 허구가 아니다. 드론을 이용해 적의 동태를 감시하고 목표물을 조준해 타격하기까지 모두 현존하는 기술이다. 상공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인항공기는 미국에서 개발해 2001년부터 비행한 공격형 드론 'MQ-9 리퍼'가 실제 모델이다. 이 드론은 최대 15㎞ 상공에서 28시간 동안 비행이 가능하며 인공위성에 부착하는 광학카메라를 달고 미사일과 폭탄을 부착해 적진을 겨눈다.

딱정벌레와 흡사한 곤충 모양의 초소형 드론도 상용화를 거쳤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2013년 개발한 '로보비'다. 날갯짓을 하는 벌을 형상화한 이 기기는 1센트짜리 동전 크기에 무게가 0.08g에 불과하다. 꽃봉오리에 물을 공급하거나 수색·감시용으로 만들었는데, 영화처럼 비밀스럽게 적진을 염탐하는 목적으로도 쓸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에서 비둘기를 형상화한 조류 드론이 포착됐다. 무게 200g에 날개 길이는 50㎝로 기체에는 고성능 카메라와 GPS안테나, 비행제어시스템 등을 장착했다. 새처럼 날갯짓을 하면서 30분 동안 최대 시속 40㎞로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 사이 최소 5개 지역 30개 이상의 군대와 정부 기관에서 조류형 무인비행기를 배치했다. 드론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은 "실제 비둘기 움직임의 약 90%를 복제했다"며 "비행할 때 소리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지상에서는 이 드론을 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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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매년 13%씩 성장…美·이스라엘 주도, 中도 약진

왼쪽부터 시계방향)미 육군이 2016년 아프가니스탄 파병 부대원에 보급한 헬기모양의 초소형 정찰 드론 블랙호넷, 미국이 개발한 공격형 무인항공기 MQ-9 리퍼,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조류 드론,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드론 로보비[이미지출처=국방기술품질원, UAS VISION 홈페이지, 하버드대 등]

왼쪽부터 시계방향)미 육군이 2016년 아프가니스탄 파병 부대원에 보급한 헬기모양의 초소형 정찰 드론 블랙호넷, 미국이 개발한 공격형 무인항공기 MQ-9 리퍼,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조류 드론,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드론 로보비[이미지출처=국방기술품질원, UAS VISION 홈페이지, 하버드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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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 주도, 약진하는 中= 드론은 근래 들어 농업이나 물류, 항공촬영 등 상업용으로 외연이 확대됐지만 원래 군수분야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 각국 간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 방위산업 전문 컨설팅 업체 틸그룹은 2016년 29억9000만달러(약 3조3800억원)였던 세계 군용 드론 제작시장 규모가 매년 13.2%씩 성장해 2026년에는 103억1000만달러(약 11조66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선두주자는 국방기술을 주도하는 미국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드론 조달을 위한 예산만 45억달러(약 5조1000억원)를 썼다. 이미 예멘,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시리아 등 분쟁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한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임한 첫 해 미국이 드론을 포함한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예멘과 소말리아에서 적어도 161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무인항공기로 500여건 공격을 승인했다.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미 육군은 2016년 아프가니스탄 파병 부대원의 정찰을 돕기 위해 헬기 모양의 무게 18g짜리 초소형 드론을 보급했다. 이 밖에 비행제한 구역에 침입한 드론을 포획하는 자율무인기도 운용 중이다. '드론헌터'로 불리는 무게 7.3㎏짜리 이 기기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반경 500m 내 침입드론을 탐색·추적하고 약 7.6m 거리에서 그물총을 쏴 목표물을 잡는다.

미국에 이어 군사드론 분야 2위로 꼽히는 이스라엘은 방위산업체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을 필두로 중ㆍ저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상업용 드론시장을 주도한 중국은 군사드론 기술력도 세계 6위권으로 미국의 88%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무인항공기 수출을 제한하는 사이 미국의 주요 동맹국을 상대로 군사드론 판매량을 늘려 외형을 키웠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중국 무인항공기가 미국 제품과 시스템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중국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일부 국가에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훨씬 이로울 것"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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