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황사·미세먼지 저감사업 위축 가능성…남북환경협력 지원도 어려워져
단독[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가속화되면서 미국, 핀란드, 스위스 등 선진국들이 지구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예산을 대폭 감축하고 나섰다.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토양황폐화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기금인 '지구환경금융(Global Environment Facility, GEF)' 부담금 출연계획이 2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미국의 GEF 신규 부담금 규모는 기존 5억5600만 달러에서 2억7300만 달러로 반토막 났고, 부담금을 내기로 약속한 국가는 31개국에서 28개국으로 줄었다.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구촌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개발도상국의 환경보전 사업비를 지원하기 위한 GEF 재정 규모가 1991년 설립 이래 2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GEF는 4년 주기로 국가별 부담금 규모를 발표하는데, 지난 6월 GEF 총회에서 결정된 제7기(2018년 7월~2022년 6월) 재정 규모는 지난번보다 3억달러 줄어든 41억달러로 결정됐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스위스, 이탈리아 등 기여율 순위 20위권 국가 중 13개 국가가 부담금을 줄이거나 동결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각국의 재정 여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각국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전지구적 환경예산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유럽 선진국들도 예외는 아니다. 스위스는 기존 1억3500만 달러에서 1억2200만 달러로 신규 부담금을 10% 줄었고, 벨기에는 1억4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로 28% 삭감했다. 핀란드는 58%(9100만달러→3800만달러), 노르웨이는 11%(7300만달러→6500만달러) 감축했다. GEF 부담금 기여율이 20위권 밖에 있는 브라질(-57%), 아일랜드(-11%), 체코(-6%), 룩셈부르크(-6%) 등도 전지구적 환경예산 투입에 인색해졌다. 우리나라는 환경부와 기획재정부 간의 예산 심의를 통해 기존 750만달러에서 700달러로 8% 줄였다.
GEF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토양황폐화, 화학물질·폐기물, 국제수자원 등의 분야에 지원되고 있다. 그동안 170개국 4500여개 사업에 179억달러를 지원해왔다. 한화로 2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러한 GEF 재정이 쪼그라들어 지구환경사업이 위축되면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 수 있다.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가 가장 큰 문제다. 그간 중국은 사막화 방지, 공업에너지 절약, 재생자원 이용 등 GEF와 협력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시해왔지만, 재정 문제가 불거지면 향후 지원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GEF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남북환경협력에도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남북은 평양공동선언에 따라 산림협력회담을 열어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GEF 재원 규모가 줄어들면 남북간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한 환경협력에 지원을 받기 힘들어진다. 현재 북한 산림의 32% 수준인 284만ha가 황폐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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