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멘토가 후배 멘티에게 "성별은 도전 막을 조건 안돼"…"끝없이 도전하라" 주문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김동표 기자] "성별은 도전을 막을 조건이 될 수 없다."
여성 공공기관장과 최고경영자(CEO)가 속속 등장하면서 그간 한국 사회에 공고했던 유리천장 극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고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한 여성 리더들은 "끝없이 도전하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또 다양성이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포용적 리더십'의 발현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 최초' 타이틀은 인생 버티는 힘= 7기 멘토장을 맡은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고려대 의대를 수석졸업한 인물이다. 첫 여성 외과전문의이자 첫 국립암센터 여성원장이다. 그는 "외과 1년차 때 힘들어 화장실에서 매일 울기도 했다"며 "그러나 중도 포기하면 여자 후배들이 외과를 다시는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하며 극복해 나갔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금도 일부에서는 '여성이니까 안된다, 조직장악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면서 "조직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성별의 문제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편견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LG유플러스 즐거운직장팀장 역시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팀장은 미국에서 대학을 마칠 즈음 한 글로벌 호텔 체인에 원서를 낸 사례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외국인을 뽑지 않기로 유명한 회사였다. 그는 면접 자리에서 "이 회사는 외국 학생을 뽑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도 왜 내가 지원했는지 아느냐"며 다짜고짜 질문 세례를 날리며, 당황해하는 면접관들을 향해 "내게 불가능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진학 스테이지원 대표의 성공 원동력도 결국 끊임없는 도전정신이다. 박 대표는 "그날 그날 업무처리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삶의 큰 밑그림을 그리고 이후 사회생활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강민이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 역시 "일단 좀 저질러봐야 한다"면서 자신을 어필할 기회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적극 나설 것을 권했다. 그는 "평소 업무 성과나 태도는 우수한 경우가 많지만 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상사에게, 이해관계자들에게 내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자리에서 도망가거나 양보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김인숙 유니티테크놀로지스코리아 대표이사의 강조점은 '끈기'다. "보통 사람도 끈기 하나만으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 수 있어요. 회사가 내 것이 아니지만, 내 회사 같다는 오너십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죠."
'관계지향적'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하라는 조언은 서지영 제일기획 디지털부문 디지털 비즈니스 본부장이 했다. 여성의 관계지향적 성향이 과거에는 단점으로 작용돼 온 측면도 있었지만 디지털시대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서 본부장은 "경제 성장기에는 관계를 고려할 이유가 없지만 경제가 어느 정도 성숙해지면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이 요구된다"면서 "여성은 어떤 일을 할 때 주변의 반응이나 영향을 고려하는데, 디지털 시대에선 이런 감수성이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 전문가인 조윤경 우아한형제들 퍼포먼스마케팅 이사는 여성부터 '성별'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부하직원의 성별을 볼 게 아니라 그의 수리력이 좋은지 창의력이 좋은지 평가하고 어떻게 협업하고 성과로 이끌어 낼지 고민한다면 더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장미 KT 컨버전스연구소 IoT기술담당 상무는 20여년간 자신이 축적한 경험의 결과를 한마디로 담아냈다. "돼야 하는 사람이 아닌,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해요. 능동적인 삶을 위해서는 '자존감'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죠." 김미희 튜터링 대표는 '일기'를 써보라는 조언을 남겼다. 일기에 고민을 말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다짐도 한다"는 그는 "중대한 결정을 앞두곤 꼭 일기를 쓸 뿐 아니라 예전의 일기도 들춰 보는데 과거의 결정에서 교훈을 얻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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