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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체포, 리벤지 포르노 ‘음란물 카르텔’ 실체 드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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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압수수색 종료하고 경기남부청 호송
마약·폭행·강요 등 최소 6가지 혐의
때리고 폭언하고…양진호 폭행 뭐 있었나
리벤지 포르노 ‘음란물 카르텔’ 수사 가능할까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사진=연합뉴스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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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음란물 유통을 방치하고 회사 직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이날 낮 12시1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양 전 회장을 체포하고,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공개된 영상에 담긴 직원 폭행과 강요 등 혐의로 전날(6일) 양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양진호 전 회장, 직원 때리고 욕설하고…어떤 일 있었나

지난달 30일 탐사전문매체 ‘뉴스타파’와 ‘셜록’은 양 전 회장이 전직 직원을 웹하드업체 ‘위디스크’ 사무실로 불러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위디스크는 양 전 외장이 실 소유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매체에 따르면 양 전 회장은 지난 2015년 4월8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위디스크’ 사무실로 전직 직원인 A 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양 회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며 용서를 빌기도 했다.

이어 31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양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가을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위디스크’ 연수원에서 저녁 메뉴로 백숙을 권하면서 일본도와 석궁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닭을 잡도록 지시했다.

사진=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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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머뭇거리면서 닭을 잡지 못하자 “야, XX야, 장난해?”, “XX하네”라며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결국 직원들이 일본도로 닭을 내려치는 장면도 담겨 충격을 줬다.

그런가 하면 50대 중년직원들의 머리를 빨간색, 파란색 등으로 염색하도록 강요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위디스크 전직 직원 B 씨는 “양 회장은 자신이 머리카락을 초록색으로 염색한 뒤 직원들에게 ‘무슨 색깔이 없으니까 너는 무슨 색으로 염색을 하라’고 말하곤 했다”며 “인사권자의 명령이다 보니 다들 염색했다”고 말했다.

B 씨는 과거 자신도 빨간색으로 머리를 염색했었다면서 그 이유로 “양 회장이 순대를 먹다가 ‘순대 간’ 색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래서 내게 ‘순대 간’ 색으로 염색해보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공개된 사진 속 임직원들의 머리는 빨간색·노란색·파란색 등으로 다양했다.

양 전 회장의 갑질 의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 직원의 경우 워크숍에서 상추를 빨리 씻지 못한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워크숍에서 상추를 빨리 씻지 못해 (직원을) 퇴사시킨 경우도 있었고, 개조한 BB탄 총을 직원들에게 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날 보도에서는 “회사 내에서 양 회장은 제왕적 지위를 갖고 있었다. 양 씨 소유 회사는 기업이 아닌 왕국”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또 ‘회식 중 화장실 금지’ 폭로도 이어졌다. 전직 직원은 “직원들은 술을 먹는 도중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5만 원, 또는 10만 원씩 내고 가야 했다. 그 자리에서 인사담당자를 불러서 월급에서 10만 원을 공제하라고 했고, 진짜 공제되는 일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토할 때까지 술을 강제로 먹이고, 토할 때도 화장실이 아닌 술자리에서 토하게 했다. 양 회장은 그런 모습을 즐겼다”고 밝혔다.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사진=뉴스타파·셜록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사진=뉴스타파·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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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인과 외도 의심되는 교수 불러 가래침 먹이고 맷값으로 200만 원 건네

양 전 회장은 또 자신의 부인과 외도가 의심되는 남성을 위디스크 사무실로 불러 감금 및 폭행을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양 전 회장은 교수 C 씨를 지난 2013년 12월2일 오후 3시께 위디스크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부인과의 불륜이 의심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피해 교수 C 씨는 ‘뉴스타파’를 통해 “한 남자가 사무실로 들어왔는데, 양진호 씨는 ‘내 동생이다’라고 말했다”면서 “그 사람이 무릎 꿇고 있는 저를 발로 찼다. 그렇게 폭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폭행 과정에 대해서는 “사무실 곳곳을 굴러다니면서 맞았다. 소리를 내면 더 때려서 소리도 내지 못했다. 4명 정도가 폭행에 가담했는데, 한 사람이 두 세대씩 때리고, 순번이 돌아오면 또 때리고, 그렇게 몇 번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죽을 만큼의 모욕감과 공포를 느꼈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당시 상황에 대해서 위디스크 전직 직원 D 씨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회장실로 들어갔어요. 고성과 욕이 들리다가 어느 순간 유리창에 있는 블라인드를 치더라고요. 그다음부터는 비명이 들렸죠. 위디스크 직원 중에는 격투기, 유도, 태권도 같은 운동을 한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친구들이 양진호 회장 지시에 따라 폭행에 가담했죠.”라고 말했다.

폭행 과정에서 양 전 회장은 C 씨에게 가래침을 먹이고 맷값으로 2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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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호 ‘음란물 카르텔’ 밝혀질까…여성단체 “웹하드 카르텔 수사 양 회장 개인의 문제 아냐”

양 전 회장은 음란물을 유통하는 ‘위디스크’, ‘파일노리’ 와 음란물 필터링 업체 (주)뮤레카와 음란물을 삭제하는 업체인 ‘디지털 장의사’ 업체 모두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상 ‘음란물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 2일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 회장이 소유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총 매출액은 1,100억 원에 이르고, 영업 이익률은 60%나 된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건 저작권료가 필요 없는 성인물이나 불법 동영상을 틀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음란물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와 웹하드 업체, 심지어 디지털 장의사라고 하는 업체까지 서로 카르텔을 형성해서 이익을 나누고 있다”며 “헤비 업로더를 직접 직원으로 고용한 뒤, 자체적으로 업로드를 하고 수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양 전 회장이 콘텐츠 공급업체 4, 5곳과 계약을 맺고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 음란물을 대거 유통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웹하드 수익을 양 전 회장과 나누는 방식으로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다시함께상담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웹하드 카르텔 수사는 양 회장 개인의 문제로 축소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웹하드 업계 절반 이상이 뮤레카와 연관이 있다. 웹하드의 불법 수익은 필터링 기술 계약을 맺은 뮤레카가 존재함으로써 합법인 것처럼 면책될 수 있었다”며 경찰의 ‘음란물 카르텔’ 수사를 촉구했다.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사진=뉴스타파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사진=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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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호 “저의 오만과 독선으로 상처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

논란이 불거지자 양 전 회장은 지난 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최근 저에 관한 보도로 인해 상심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분들, 그 간 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저는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고, 향후에도 임직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직분에도 나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이어 “이 같은 저의 조치가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분들에게 충분한 위안과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기 전에 우선 저의 행동을 뉘우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임을 굳게 약속드리기 위한 조그마한 의지의 표명임을 혜량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 전 회장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전직 직원 강모씨가 지난 3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해 강력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양 전 회장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전직 직원 강모씨가 지난 3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해 강력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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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회장의 감금 및 폭행 등 충격적인 갑질이 공개되는 가운데 그에게 사무실로 불려가 폭행을 당한 전직 직원 강모 씨는 지난 3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에 출석해 “양 회장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양 회장은 나를 폭행한 영상을 나의 의사와 관계없이 몰래 촬영하도록 직원에게 지시하고, 소장하고 있었다”며 “그 같은 사실을 최근 한 언론사 취재로 알게 돼 강한 충격과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양 회장이 가한 무자비한 폭행 피해자인 동시에 나의 인격을 무참히 짓밟은 영상을 촬영하고 소장한 (양 회장의) 몰카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이러한 일을 겪으며 사내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거나 불법 몰카 영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그는 “양 회장이 지금껏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게 되길 간절히 원한다. 또 죄를 깊이 반성했으면 한다”며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이번 일이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국내 웹하드 업계 1·2위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 전 회장이 불법 촬영물을 포함한 음란물이 웹하드 ‘위디스크’,‘파일노리’를 통해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을 두고 수사하던 중 직원 폭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에 대한 관련 수사도 병행해왔다.

경찰은 양 전 회장이 머물던 오피스텔 압수수색이 종료되는 대로 양 전 회장을 경기남부청으로 호송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회장은 △폭행(상해)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마약 등 최소 6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추가 범행이 있는지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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