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15조5000억 생산·8만2000명 취업 낙수효과 기대
현대중·GM 발등 찍힌 군산, 지방세 11% 이상 줄어들 듯
고용률 전국 최하위·실업률 1년새 2.5%P 올라 경제 붕괴
7일 군산시에 따르면 올해 지방세 징수 목표액은 2697억원으로 지난해(3006억원) 대비 11%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9월 말 지방세 징수 누계액은 2200억원이다.
취득세, 지방소비세 등으로 구성된 지방세는 그 지역의 부동산 가치, 개인ㆍ법인의 수익 수준 등을 보여줘 지역 경제의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전체 지방세가 매년 5% 이상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군산의 지역 경기가 크게 꺾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동수 군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조선, 자동차 관련 업체들은 이미 3분의2 이상 문을 닫았고, 2~3차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정한 소득을 가지고 지출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층에서 1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지다 보니 군산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영동 패션거리 거리의 공실률은 40%를 넘고, 산업단지 근방 아파트촌이 위치한 오식도동은 90%가 텅텅 비었다"고 말했다.
군산시의 올 상반기 고용률은 전국 154개 시ㆍ군 중 153위에 그쳤으며 실업률은 4.1%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는 전년 대비 2200명 증가하고, 상반기 실직인원이 1만500여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초 고용ㆍ산업위기 지역으로 군산을 지정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그나마도 실업급여 연장이나 재교육 훈련에 그친다. 반면 지역 주민들을 먹여 살렸던 중공업, 자동차 경기가 장기 침체에 들어가면서 해당 기업들이 군산에 신규 투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정부가 빠르게 위기 지역으로 지정했으나, 지원 정책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그나마 붙잡고 있는 수준"이라며 "결국 5대 그룹에서 진행하는 신규 투자 중 일부분이라도 군산에 오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주시는 올해 처음으로 지방세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지방세 징수 목표액은 9949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7.4% 증가한 수치며, 5년 전인 2013년(6781억원)보다는 48%나 늘었다.
이는 청주 공장을 보유한 SK하이닉스가 최근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대규모 신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약 20조원을 투입해 2017년 4월 청주 M15 공장 건설을 시작, 지난달 가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올 9월 청주의 법인지방소득세 징수액은 이미 지난해 전체 징수액(1017억원)을 훌쩍 넘긴 17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한 해 징수액인 498억원 보다 3.5배 증가한 규모다.
충북발전연구원은 SK하이닉스 청주 M15공장 신설에 따라 2020년까지 15조5000억원의 생산, 5조원의 부가가치, 8만2000명의 취업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가 생산되는 2018년에서 2024년에 걸쳐 총 37조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청주와 군산의 사례는 기업의 낙수효과를 그대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신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노력과 함께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의 반기업 정서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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