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해수면 상승으로 일부 섬나라는 물에 잠겨 사라질 위기에 처합니다. 이런 섬나라와 저지대 국가 이외에도 전 세계 해안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큰 위협을 느끼면서 살게 됩니다.
중앙·남아메리카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도 거의 비슷한 거주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40~44% 정도가 해안 지역에 거주하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잦은 '성가신 홍수(Nuisance flooding)'의 피해를 입게 되는데 이 때문에 도로가 자주 막히고, 산업체나 주택은 지하실의 물을 퍼올리기 위해 펌프를 사용하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됩니다.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지역의 경우 과거에 비해 규모가 큰 대형 허리케인이 발생해 과거보다 더 큰 홍수피해를 입힙니다.
버지니아주 체서피크만의 탕기어섬은 1850년에 존재하던 면적의 3분의 1만 지금 남아 있고, 대서양 남쪽 해안지역인 멕시코만 연안의 루지애나주 남부의 해수면은 매년 9㎜ 이상 상승하는데 이는 최근 5년간 전 세계 평균치인 4.8㎜의 2배 가량되는 수치입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경우 고도가 매우 낮은데다 석회암 위에 도시가 건설돼 만수위가 높아지면 도로나 지반으로 물이 쉽게 침투해 홍수 발생이 더욱 잦아졌습니다.
최근 남아시아의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수도 다카로 몰려들고 있는데 이는 높은 파도와 농지로 침투해 들어오는 바닷물이 농촌과 도시 주민 모두에게 피해를 입혀 이를 피해 이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겐지스강 삼각주의 저지대 마을은 해수면이 높아져 담수 공급이 어려워지고, 토양의 염분이 증가하면서 농사짓기가 더 이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국제이주기구(IOM)은 다카로 유입된 이주자의 70%가 환경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주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카의 고도도 해발 15m에 불과하고, 이주자들이 넘쳐나는 슬럼가는 이보다 더 낮아 다카조차 해수면 상승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지구 전체가 물에 잠길리는 없겠지만 일부 섬나라 외에도 해안의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겨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세계 곳곳의 이슈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시각화해 전달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Information is beautiful'에서 몇년 전 소개했던 인포그래픽 'When Sea Levels Attack!'은 해수면 상승의 위험성을 인류에 명확하게 인식시킵니다.
이 인포그래픽은 세계의 유명 도시들을 비슷한 해발고도로 구분하고, 해가 지나면서 어떻게 진행이 될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오른쪽의 막대는 남극의 빙산이 다 녹으면 해수면이 73m, 그린란드의 빙산이 다 녹는다면 6.5m가 상승함을 알려주고, 왼쪽의 계단식 그림은 해수면이 상승할 때마다 바다속에 잠길 수 있는 세계의 주요 도시들을 표시했습니다.
물의 도시 이탈리아의 베니스는 100년 후 해수면이 1m 상승해 완전히 바다속으로 사라집니다. 200년 후 해수면이 3m까지 높아지면 네델란드의 암스테르담, 독일의 함부르크,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맨하탄 저지대, LA의 씨프론트가 잠깁니다. 400년 후 해수면이 6m 상승하면 중국 상하이와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도 수중 도시가 되고 맙니다.
한국의 경우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서울의 1.6배 정도되는 면적이 침수됩니다. 8000년 후에는 중국의 중부 내륙까지 바닷물이 차올라 한반도는 물론, 일본까지 모두 바다에 잠겨 사라집니다.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생존에 이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도 안전한 곳은 아닙니다. 더 강력해진 태풍의 위력과 일부 해안도시들은 성가신 홍수로 예전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당장이 급한데 수천년 후를 걱정하느냐고요? 수천년이 지나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지 않을까요?
지금 인류는 그나마 덜 상처받은 지구를 후손들에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양치질 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며, 1회용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해수면 상승을 조금이라도 더 늦추는 방법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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