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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양심적 병역거부’ 들키면 어떻게?…대법 ‘무죄’ 판결 후 남은 궁금증들

최종수정 2018.11.05 13:14 기사입력 2018.11.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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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개인적 ‘신념’ 입증 안되면 ‘실형’

‘가짜 양심적 병역거부’ 들키면 어떻게?…대법 ‘무죄’ 판결 후 남은 궁금증들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지난 1일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리자, ‘여호와의 증인’ 등 병역거부를 교리에 포함시키고 있는 특정 교단에 병역대상자들의 문의가 몰리는 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잠시만 들어갔다가 나오자’라거나 ‘여호와의 증인 신자인척 해서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까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행동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세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 병역기피죄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한다.

▲法, ‘가짜 양심적 병역거부’에 실형 선고
지난 2004년 서울남부지법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A씨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당시만 해도 이미 대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징역 1년 6월형을 선고하는 전원합의체 판례를 확립한 상태였다. 그러니까 A씨는 다른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비해 2배에 달하는 형량을 선고받은 셈이다.

법원이 A씨에 이 같이 무거운 처벌을 내린 것은 ‘양심을 사칭했다’는 것이 이유다. 당시 A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자라고 주장했지만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활동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 1일 대법원 판례 역시 A씨 사건과 일맥상통하는 취지의 판단이 포함돼 있다. “깊으면서도 확고한 신념”을 판단기준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예배참석은 물론 연간 70시간 이상의 선교활동, 부친과 동생이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생활을 하는 등 가족 전체가 종교적인 신념이 확고하다는 것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의 판단기준에 포함됐다.
▲종교가 아닌 ‘개인신념’도 병역거부 사유되나?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대법원에는 ‘징병제는 위헌’이라는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B씨 사건이 계류 중이다. 이 사건의 주심 대법관은 노정화 대법관으로 현재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법조계는 이 사건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과 같은 판단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념이 얼마나 깊고 확고한 지에 따라 ‘양심적 거부’ 인정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개인 신념인 경우 얼마나 확고하고 깊은 것인지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호와의 증인’처럼 예배나 선교활동 참석, 가족력 등 확실한 증거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는 검사가 ‘양심적 병역거부’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논란거리. 달리 말해 병역기피라는 것을 검사가 입증하지 못하면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정될 여지도 있는 셈이다. 지난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이점을 명확히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대법원 판결문을 분석해 입증수단이나 판단요소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현재 계류 중인 사건은 물론 향후 제기될 모든 병역기피 사건에 적용할 방침이다.

▲ 이미 유죄판결 받은 사람은?
지난 1일의 대법원 판결은 다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법원에 따르면 전국 법원에는 약 1000여건의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이 계류 중이다. 대법원에도 200여건이 계류돼 있다. 법조계는 이들에게는 대부분 무죄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역시 법원의 무죄판결이 내려지면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상소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이거나 이미 복역을 마친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대법원 판결은 소송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미치고 소급효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사법부 판단의 취지를 존중해 대통령의 특별사면이나 복권을 기대할 수는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1일 대법원 선고 직후 지금까지 처벌을 받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대상으로 대통령 특별사면을 건의하기도 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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