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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되풀이되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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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뉴스 군만두] 올해 국감장에서도 거론
이해도 낮은 의원들의 겉핥기 질의
현행 자율규제·등급분류제 한계
업계·정부의 보완대책 짚어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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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0.00001%. 이 낮은 확률에 돈을 거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 없으면 게임에서 불리해지니 안 살 수가 없고, 게임 회사들은 그런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법니다. 확률형 아이템을 이대로 놔둬야 하는가. 올해 국정감사장에서 거론된 이슈입니다. 벌써 3년째 국감장을 달군 오래된 논란이기도 하죠.

올해는 '리니지'라는 유명 게임을 만든 엔씨소프트 의 김택진 대표가 증인으로 불려나왔습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라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시를 인용하며 압박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을 버리고 제대로 장사하라는 뜻이겠죠. 손 의원 외 조경태ㆍ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도 확률형 아이템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국감 역시 논란의 핵심에까지 도달하진 못했습니다. 우선 국회의원들의 낮은 산업 이해도가 원인으로 보입니다. '낮은 확률'을 지적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특정 게임이 어떻게 아이템 구매를 부추기는지, 좋은 아이템을 뽑으면 어떤 이점이 있어 계속 뽑기를 하게 되는지 등 본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못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 "확률형 아이템은 아이템을 가장 공정하게 나눠주기 위한 기술적 장치"라는 김 대표의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른 설명에 대한 반박도 나오지 않고 국감은 마무리됐습니다.

원하는 아이템을 뽑을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걸 알면서도 돈을 지불하는 건 사용자의 자유입니다. 국회나 정부가 간섭할 일은 아니죠. 물론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제하는 건 필요하고, 실제 게임 회사들은 자율 규제에 의해 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성인에게는 게임을 이용할 자유를 주되, 경제적 자립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판단 능력이 부족한 아동ㆍ청소년은 규제를 통해 보호하는 게 맞다, 이 정도가 상식적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들은 현행 자율 규제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제도가 지니는 한계를 지적하고, 업계와 정부가 보완해야 할 점을 짚어야 했습니다. 김 대표가 언급했듯 개별 게임사가 청소년 보호 방안을 마련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바일 게임 시대로 넘어오면서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과 구글이 이용자 정보를 갖고 있어서입니다. 청소년들이 모바일 게임에서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정하는 일은 정치권이 도와야 실현 가능합니다.
도 장관은 "확률형 아이템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방안에 대한 연구의 결과가 이달 말까지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라 입법 활동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국감은 끝났지만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가진 관심은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유명 기업인을 불러다 놓고 호통을 친다고 '국감 스타'로 뜰 확률은 0.00001%도 되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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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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