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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일회용컵' 이어 '캡슐커피' 규제 나설까…유럽선 규제 강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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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플라스틱 등으로 제조돼 재활용 어려워
대다수 해외 브랜드 제품…국내 업체 재활용 안 한다
환경부 "환경오염 악영향 인지하면 규제 나설 것"
환경부 '일회용컵' 이어 '캡슐커피' 규제 나설까…유럽선 규제 강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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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캡슐커피 때문에 경비아저씨와 싸웠습니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재질이 섞여있어 플라스틱 전용 재활용 수거함에 넣지 않았는데, 재활용함에 넣어야 한다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누구나 헷갈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보연·여·34)
"한 번에 마실 양을 쉽게 추출할 수 있어 캡슐커피를 애용했지만, 재활용 되지도 않고 잘 썩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용을 자제하려고 합니다." (이태영·남·31)

소비자들 사이에서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캡슐커피의 크기가 작은 데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 동시에 포함돼있어 재활용이 실질적으로 불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역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관련 규제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캡슐 커피시장은 150억원 규모다. 전체 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마다 시장규모는 커지는 상황이다. 사용이 간편하며 빠른 시간 내 만들 수 있고, 밀봉상태로 커피 향 보존 효과가 높으며 마시고 싶을 때 딱 원하는 만큼만 만들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AC닐슨 소매점 매출액 기준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89억6500만원에서 2015년 100억3200만원으로 늘었다. 2016년엔 131억8500만원으로 2년만에 47.1% 성장했다.
캡슐커피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상당수 캡슐제품이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혼합해 만들어지는데, 대다수 재활용 처리장에서는 알루미늄ㆍ플라스틱ㆍ음식물 등이 섞인 물질을 분리해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캡슐커피는 재활용 비중이 낮으며 대부분 일반 쓰레기와 함께 폐기처분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캡슐커피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 네슬레는 캡슐 소비자들에게 별도로 신청받아 수거한 캡슐 알루미늄을 자동차 엔진, 자전거, 컴퓨터, 음료캔, 또는 새로운 커피 캡슐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슬레 제품 구매 소비자의 20%는 수거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전미옥(27)씨는 "한 번 사용했던 캡슐을 다시 새 캡슐 제조에 사용한다는 것이 찝찝해 따로 수거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슬레사의 경우 캡슐 재질 변경을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커피가 최상급의 품질을 유지하고 산소유입이나 빛, 습도 등 품질을 저해하는 요소를 막기 위해선 현재까지 알루미늄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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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캡슐커피기기 대다수는 네슬레 '돌체구스토'ㆍ'네스프레소', 일리 등 해외 브랜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현대그린푸드, 던킨 등 일부 기업에서 이 기기들에 호환 가능한 캡슐을 생산ㆍ판매하는 정도다. 하지만 이 경우 해당 브랜드에서 캡슐을 수거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더욱 혼란을 겪고 있다. 던킨 캡슐커피의 경우 플라스틱으로 제조돼 환경오염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환경오염의 문제점을 인지, 향후 규제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관계자는 "캡슐커피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 규제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캡슐커피 사용의 법적 규제에 나섰다. 가장 먼저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한 도시는 독일 함부르크. 함부르크는 2016년 캡슐커피 등 일회용 제품을 시의회 건물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지난 1월에는 스페인 발레아레스 주정부가 재활용이 까다로운 재질 또는 비유기농 재질로 만들어진 캡슐커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기농 재질로 만들어지지 않은 캡슐을 판매하는 기업은 직접 사용된 캡슐을 수거하고 재활용 처리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법안은 조만간 통과돼 2020년경 발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스페인 나바라 주정부의 경우 지난 6월 캡슐커피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20년 1월부터 효력을 갖게 된다. 캡슐커피를 포함해 컵, 접시 등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일회용품은 2020년부터 판매 금지될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성학 스페인 마드리드무역관은 "최근 유럽연합(EU)은 환경오염 및 에너지 낭비를 유발하는 일회용품의 소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라며 "장기적으로 캡슐커피 규제정책이 국가 단위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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